신경퇴행질환에 대한 비침습뇌자극술의 임상적 적용
Clinical Application of Non-invasive Brain Stimulation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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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Neurodegenerative diseases, such as Alzheimer's disease (AD) and Parkinson's disease (PD), remain major challenges in clinical neurology, as no definitive cure exists. Non-invasive brain stimulation (NIBS) techniques, including 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rTMS),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 and low-intensity focused ultrasound (LIFU), have emerged as promising therapeutic approaches for modulating cortical excitability and promoting neuroplasticity. rTMS appears to promote synaptic plasticity and increase regional cerebral blood flow, which may contribute to improved memory and executive function. tDCS also has demonstrated potential in enhancing cognitive abilities in AD by modulating cortical excitability via weak direct currents. LIFU, a novel and less explored NIBS method, has shown promise in preclinical and early clinical studies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s. Recent findings suggest that LIFU may enhance cognitive function, facilitate neuroplasticity, and temporarily open the blood-brain barrier to improve drug delivery in AD. In PD, NIBS techniques have been explored to alleviate motor symptoms and improve dopaminergic function. rTMS applied to the motor cortex and supplementary motor area has been associated with improved motor performance, while tDCS has shown potential for enhancing motor functions. LIFU is under investigation for its ability to modulate deep brain structures which plays a key role in PD pathophysiology. This review aims to analyze recent advancements in NIBS applications for AD and PD, highlighting their potential clinical benefits and future directions in neurodegenerative disease management.
서 론
비침습뇌자극술(non-invasive brain stimulation, NIBS)은 대뇌에 적용하여 피질의 자극과 연결된 신경경로 자극을 통해 신경가소성을 촉진하고 운동유발전위를 통해 대뇌의 여러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1]. 임상에서 연구 및 적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NIBS 방식으로는 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TMS)과 경두개직류전기자극술(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이다[1,2]. TMS는 전기장의 전자기 유도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NIBS 방식으로 1980년대 초 Barker 등이 처음으로 도입하였다[1]. TMS는 자기코일을 두피 위에 위치시키고 표적 뇌 영역에 짧고 강한 전류 펄스를 발생시키는 데 사용된다. 이 펄스는 자극 강도와 코일 유형에 따라 1.5-3.0 cm 깊이의 피질신경세포를 활성화한다[1]. 이에 반해 tDCS은 표면전극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 직류전기자극을 뇌에 적용시켜 대뇌피질의 흥분성을 조절하는 NIBS 방식으로 최근에는 뇌졸중, 운동장애, 치매, 뇌전증, 통증 등의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서 치료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2]. 이외에도 아직까지는 임상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신경퇴행질환 치료를 위하여 뇌실질에 병변을 일으키지 않고 뇌를 자극하는 저강도집속초음파(low-intensity focused ultrasound, LIFU)를 통한 자극 방식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3,4].
대표적인 신경퇴행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진행을 멈추거나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알츠하이머병은 비정상적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단백질과 타우단백질의 축적,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의 형성과 같은 뇌조직의 변성을 통해 뇌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신경퇴행질환으로 서서히 진행하는 기억력 중심의 인지기능 저하와 이상행동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까지 개발 및 상용화되지 않았고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약물만이 사용되고 있다. 치매 증상의 완화에 대해서는 초기 및 중기 알츠하이머병의 인지기능과 일상생활기능의 수준을 향상시킨다고 하나 그 향상의 정도는 경미한 수준이다[5]. 이외에 인지 치료와 같은 중재 치료도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부가적인 도구로 사용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6].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치밀부(substantia nigra par compacta)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의 점진적인 손실이 특징적이며 기저핵-시상-피질 신경연결로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질환이다[1]. 따라서 도파민 전구물질인 레보도파 처방을 통해 효과적으로 증상을 치료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약물의 치료는 후기운동합병증을 유발하게 되어 다른 치료의 선택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7]. 이 두 가지 질환은 매우 흔하지만 아직까지 완치 또는 만족할만한 증상 완화 치료 방법이 숙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아직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치료에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반복경두개자기자극술(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rTMS), tDCS 그리고 LIFU를 소개하고 최근 중요한 연구들에 대해서 분석 정리함으로써 NIBS의 임상적 가치를 보고하고자 한다.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신경퇴행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55-70%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65세 전체 인구의 4.2-5.7% 정도가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의 문제를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언어기능과 판단력 등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에는 모든 일상 활동(acitivities of daily living, ADL)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병의 진행 과정에서 인지기능 저하뿐 아니라 성격 변화, 초조한 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수면장애 등의 정신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되며 말기에 이르면 경직, 보행 이상 등의 신경계장애 또는 대소변 실금, 감염, 욕창 등 신체적인 합병증까지 나타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조직을 현미경으로 검사하였을 때 특징적인 병변인 신경반(neuritic plaque)과 신경섬유다발 등이 관찰되고 육안 관찰 시에는 신경세포 소실로 인한 전반적 뇌 위축 소견을 보인다[8]. 이러한 뇌 병리 소견은 질병 초기에는 주로 기억력을 담당하는 주요 뇌 부위인 해마와 내후각뇌피질 부위에 국한되어 나타나지만 점차 두정엽, 전두엽 등을 거쳐 뇌 전체로 퍼져나간다. 알츠하이머병 최종적 진단은 조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나 살아 있는 환자의 뇌에 대한 생체조직 검사의 어려움으로 신체 검사와 신경계 진찰, 정신상태 검사, ADL기능수준 검사, 혈액 검사 등의 실험실 검사, 뇌영상 검사, 신경심리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린다.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 AChEI)를 투여하는 것이다. AChEI는 기억 과정의 핵심 요소인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방해하여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보이나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9]. 알츠하이머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NMDA수용체길항제가 사용되기도 하며 비약물 치료가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사용되기도 한다[9]. 최근에는 아두카두맙이나 레카네맙과 같이 베타아밀로이드 자체를 표적으로 초기에 적용하여 인지 저하의 진행을 늦추려는 신약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충분한 임상 경과 관찰이 필요한 단계이고 이러한 치료도 알츠하이머병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완치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최근에 NIBS와 같은 비약물 치료의 임상 적용을 고려해 볼 수 있고 이를 위하여 많은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Table 1).
1. 경두개자기자극술
최근에는 비약물 치료 기법으로 NIBS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이 중 TMS는 반복적으로 가하는 rTMS가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이전 연구들에 의하면 5 Hz 이상의 고빈도 자극일 때는 대뇌피질의 흥분성을 촉진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1 Hz 미만의 저빈도 자극일 때는 흥분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10]. 고빈도 rTMS가 글루타민성(glutamatergic)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고 저빈도 rTMS가 가바성(GABAergic)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있었다[11,12]. 혈류 역학에서 지역뇌혈류(regional cerebral blood flow)가 고빈도 자극일 때는 증가하였고 저빈도 자극일 때는 감소하였다[13]. 일반적으로 치매에서는 고빈도 rTMS를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자극 위치는 배외측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DLPFC) 영역에서 자주 이루어지며 지속 효과는 4-12주로 보고하고 있다[14]. 이전 동물 모델에서는 고빈도 TMS를 통해 해마의 신경 발생(neurogenesis)을 증가시켰다고 보고하고 있고 이는 rTMS 이후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 CCK)을 증가시켜 신경 발생 및 신경 증식을 증가시킨다[15,16]. 치매 환자에서 고빈도 rTMS로 좌측 DLPFC을 자극한 연구에서도 작업 기억(working memory) 개선을 보였고 양측 DLPFC를 자극한 경우도 인지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17,18]. 치매는 아니더라도 기억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좌측 DLPFC를 고빈도 rTMS 자극한 후 기억능력을 평가하였을 때 수행능력이 개선된 양상을 보고하였으며 색단어간섭 검사(stroop task)에서도 고빈도 rTMS 치료 후 반응 시간이 단축되는 수행능력의 개선을 보였다[19,20]. Tumasian 등[21]은 12년 동안 알츠하이머병과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rTMS를 DLPFC에 적용하여 관찰하였는데 심각한 부작용 없이 안전성을 확인하였고 언어 유창성에서는 질병의 악화를 늦춘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외에도 Lee 등[22]은 DLPFC와 언어 중추(Broca area and Wernicke area), 체성감각연합피질(somatosensory association cortex)을 자극하였을 때 기억과 언어 영역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보고하였으나 이들 연구에서는 주로 초기 단계 치매와 AChEI 및 인지 치료가 동반되었다. DLPFC는 작업 기억 및 인지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과 같은 실행기능에 관여하는 핵심 영역으로 알려져 있어 실행기능 저하로 인해서 기억장애가 더 악화되므로 DLPFC를 자극함으로써 치매 환자에게서 기억 결핍 진행에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장기기억 형성에도 DLPFC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및 기억장애를 동반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주로 적용되고 있다[14,23,24]. Koch 등[25]은 알츠하이머병에서 쐐기앞소엽(precuneus)를 고빈도 rTMS로 자극하여 대조군에 비해 안정된 인지 검사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이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를 보이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쐐기앞소엽이 DMN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Lin 등[26]은 알츠하이머병에서 rTMS 효과에 대한 12개의 이전 연구들을 메타 분석하였는데 DLPFC에 포함된 전전두엽, 브로카 영역(Broca area) 그리고 쐐기앞소엽 자극으로 인한 인지기능 향상을 보고하였고 저빈도 rTMS보다는 고빈도 rTMS에서 효과가 있었다.
2. 경두개직류전기자극술
또다른 NIBS로 tDCS는 약한 직류(1-2 mA)를 5-30분 정도 적용하여 대뇌피질 흥분성에 영향을 주는 방법으로 운동 영역과 감각 영역, 인지 영역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27]. 운동 피질 흥분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양극성 경두개직류자극은 신경의 탈분극을 유발하는 반면 음극성 경두개직류자극은 과분극을 발생시켜 흥분성 억제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27]. 알츠하이머병에서 주로 사용되는 tDCS의 뇌기능 조절은 피질 흥분성 또는 장기 강화 작용(long-term potentiation)과 비슷한 기전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적용된다[27,28]. 즉 뇌 국소 부위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증가시켜 활성화된 신경세포 간의 장기 강화 작용 과정을 촉진하여 실행 능력을 향상시킨다. 따라서 경두개직류자극으로 흥분성을 증가시키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거나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생리 상태를 유도할 수 있다[28]. 인지 저하에 대한 tDCS의 임상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Yun 등[29]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좌측 DLPFC를 2 mA로 30분간 3주 동안 양극성 tDCS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전두엽과 측두엽 같은 인지력에 관련된 부위에서 포도당 대사의 증가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좌측 DLPFC를 2 mA로 30분간 자극한 연구에서는 간이정신상태 검사(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 점수의 향상과 함께 측두엽에서 포도당 대사가 증가하였음을 보였다[30]. Boggio 등[31]은 양측 측두엽을 5일 동안 2 mA로 30분간 경두개직류전기로 자극하여 시각인지기억 검사(visual recognition memory test)에서 향상된 결과를 보고하였다. 최근 진행된 연구에서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5일 동안 2 mA를 좌측 DLPFC에 20분 동안 직류자극술을 시행하였고 대조군에 비해서 한 달 뒤에 진행한 MMSE 점수의 의미 있는 향상을 보고하였다[32]. 이외에도 좌측 DLPFC 이외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그리고 언어 중추 등에 대한 tDCS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어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한 보고는 많으나 아직까지 대규모 연구는 부족하기 때문에 인지장애에 대한 임상 적용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규모 연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33].
3. 저강도집속초음파자극술
아직 임상에 적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인지 저하 치료에 LIFU 자극 치료가 국내외 많은 연구들에서 제안되고 있다. LIFU는 펄스열로 전달되는 음향압파를 사용하여 향상된 공간 분해능으로 뇌 영역의 표적을 정확하게 자극하게 되는데 집속적으로 자극하게 되므로 고강도집속초음파보다는 약하지만 온열 치료보다는 강한 자극을 주게 된다. rTMS와 tDCS는 수 센티미터의 공간 분해능으로 대뇌피질을 자극할 수 있는 반면 LIFU는 수 제곱밀리미터의 공간 분해능으로 대뇌피질과 더 깊은 뇌 영역을 모두 집중적으로 표적 자극을 할 수 있다[34]. 또한 tDCS, TMS와 달리 LIFU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음향 소음과 같은 불편한 감각을 덜 유발하며 고강도집속초음파처럼 과하게 온도를 높이거나 조직 손상을 일으키지 않고도 신경 활동과 지속적인 신경가소성 변화의 즉각적인 조절을 유도한다[35,36]. 또한 LIFU는 미세기포와 함께 적용되었을 때 자극되는 부위에서 일시적으로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이 열리게 되어 치료 약물의 뇌내 전달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에서는 뇌내 베타아밀로이드반의 감소를 보고하고 있다[37,38]. 더욱이 LIFU의 인지 저하에 대한 임상 연구는 아직 초기 치매 수준에서 소규모 연구 중심으로만 진행되고 있는데 Jeong 등[4]의 예비 연구에서는 LIFU로 해마를 자극하였고 그 결과 BBB는 열지 못하였으나 전두엽기능의 인지 검사에서 호전된 양상과 해마의 포도당 대사의 향상을 보였고 증례 보고에서도 이상정신행동이 호전된 소견을 보여주었다[3,4].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LIFU의 다른 연구에서는 건강한 연령대 대조군에 비해 전두엽 영역에서 더 높은 활성화와 기능적 연결성을 보고하고 있다[39]. 최근 보고에 의하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좌측 DLPFC를 LIFU로 6회 자극한 뒤 인지 평가상 기억 부분에서 향상을 보였고 포도당 대사도 좌측 비주위의 피질(perirhinal cortex)과 좌측 DLPFC에서 증가된 소견을 보였다[40]. 최근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는 아두카누맙 주입과 LIFU 유도 BBB 파괴를 함께 시행한 결과 LIFU로 치료하지 않은 상동 대측 영역에 비해 표적 뇌영역에서 베타아밀로이드반의 많은 감소를 보고하였다[41]. 따라서 신경 조절과 약물 전달의 잠재적인 상승 효과에 대한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리라 생각되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서동증, 경직, 자세 불안정 그리고 안정떨림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유병률은 10만 명당 500명 정도로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2,500만 명 정도로 예상되며 2021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질환이다. 이처럼 유병률이 높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도파민 계열의 약물 치료가 중심이고 이는 단지 증상의 완화를 위한 치료일 뿐이며 질환의 경과를 조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 없다. 이전부터 인간의 대뇌피질을 자극하여 운동 신경계에 대한 조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여 왔으나 심한 통증 및 침습적이라는 위험성 때문에 보편화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침습 방법으로 대뇌피질을 자극하여 신경계를 조절하려는 연구가 활성화되고 일부에서는 임상적으로도 사용하게 되었다(Table 2). 그중 가장 대표적인 비침습적인 방법인 NIBS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언급되었던 rTMS와 tDCS 같은 대뇌피질자극 치료이다. 뇌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구조와 기능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성을 보이는데 비침습 뇌자극 치료는 이러한 특성에 치료 기반을 두고 있다[42].
1. 경두개자기자극술
알츠하이머병처럼 임상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는 NIBS는 rTMS이다. rTMS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코일을 통해 형성된 자기장이 조직 내에서 전기장으로 변하여 적당한 강도와 시간에 도달하면 일반적인 전기 자극처럼 신경의 탈분극을 일으키는 원리를 이용한다[43]. 이전에 보고된 메타 분석에서는 문헌 고찰을 통하여 298명의 대상자가 포함된 14편의 논문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에서 rTMS가 보행능력과 보행동결에 갖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대부분의 대상자는 호엔야 단계(Hoehn and Yahr stage) 3 이하로 rTMS의 자극 부위는 주로 일차운동피질(primary motor cortex, M1)과 전두피질(prefrontal cortex, PFC), DLPFC였다. 분석 결과는 보행 시간 및 보행동결 현상에서 호전을 보이는 경향을 나타냈으나 일어나 빠르게 걷기 검사(timed up and go test, TUG)에서는 의미 있는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44]. 또 다른 파킨슨병에 대한 메타 분석에서는 rTMS 시행 이후에 통합파킨슨병척도(unit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UPDRS)의 운동기능 항목 수치에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였고 TUG와 보행 시간 영역 모두 개선된 양상을 보였다[45]. 고빈도 및 저빈도의 자극이 일차운동피질과 보조운동 영역(supplementary motor area, SMA) 그리고 DLPFC에 자극하였을 때 모두 임상적 효과를 보였으나 저빈도의 rTMS보다 5 Hz 이상 고빈도의 rTMS를 일차운동피질에 적용하였을 때 가장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45]. 파킨슨병 환자에서 운동 피질이 아닌 DLPFC 자극 시 운동기능 호전을 보인 것은 보행 능력이 인지기능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에는 인지기능이 영향을 미치게 되며 특히 이중 작업(dual-task)을 수행할 때 보행능력이 저하되었고 이중 작업 훈련을 통하여 보행능력이 향상되었다[46]. 추가적으로 파킨슨병에서는 우울 증상과 함께 인지기능 저하를 자주 동반하는 데 rTMS의 DLPFC에 적용하는 것은 인지기능뿐만 아니라 우울 증상도 호전시켜 파킨슨병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47]. 장기적으로 레보도파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에서 후기운동부작용(late motor complication)으로 나타나는 레보도파유발이상운동증(levodopa-induced dyskinesia, LID)이 발생하게 되면 약물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에 대한 일부 연구에서는 저빈도 rTMS로 자극 시 이상운동증의 호전에 대한 결과를 보였고 대부분 SMA 부위에 적용하여 효과를 보았다[1]. 또한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발생된 사지운동행위상실증(limb-kinetic apraxia)에서 고빈도의 rTMS을 운동피질에 적용하였을 때 호전되었음 보고하기도 하였다[48]. 다른 임상 연구에 의하면 보행동결을 가진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고빈도 rTMS를 SMA와 운동피질에 자극을 주었을 때 호전을 보고하였다[49]. 상기한 바와 같이 파킨슨병에서 rTMS 치료는 경도에서 중등도의 운동기능 향상을 보이므로 파킨슨병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충분히 활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제안할 수 있겠다.
2. 경두개직류전기자극술
NIBS 중 또 다른 방법인 tDCS 역시 파킨슨병에서 연구되고 있다. 파킨슨병에서의 tDCS 사용에 대해서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적용한 것과 같이 1-2 mA의 직류 전류를 전두엽에 자극하여 신경세포의 안정막 전압을 조절하여 뇌신경 조절 효과를 임상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rTMS보다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tDCS에 대한 파킨슨병의 초기 연구에서는 약을 복용하지 않은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피질에 20분 동안 1 mA 강도의 양극성 tDCS를 적용한 이후 진행한 UPDRS 운동 평가에서 대조군보다 향상된 소견을 보고하였고 운동피질과 전전두엽피질을 교차 자극한 연구에서도 20분 동안 자극하였는데 1 mA 자극에서는 의미 있는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2 mA 자극에서는 보행 속도 및 서동증의 개선을 보였다[50]. Nguyen 등[51]에 의해 보고된 무작위 대조 연구 및 교차 연구가 포함된 메타 분석에 의하면 파킨슨병 환자에서 tDCS의 효과는 보행 및 균형능력에 대해서 호전된 양상을 보인다고 하였다. 이외 뇌기능에 대해서도 파킨슨병에서 DLPFC에 2 mA 강도로 30분 동안 양극성 tDCS 적용하였고 그 결과 전두엽과 두정엽에서 뇌혈류의 증가된 소견을 보였기에 tDCS가 뇌기능 향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음도 확인하였다[2]. 파킨슨병의 인지력에 대해서도 작업기억의 개선 효과를 평가한 연구도 진행되었는데 좌측 DLPFC에 2 mA의 강도로 자극하였을 때 과제 정확도로 평가한 작업기억 호전과 파킨슨병에 동반된 우울증에서도 호전을 보고하고 있다[52,53]. 하지만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또 다른 메타 분석에서는 tDCS가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을 포함한 다양한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였다[54]. 더욱이 아직까지 tDCS의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가 대규모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지속적인 근거 제시를 위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3. 저강도집속초음파자극술
알츠하이머병에서 언급한 LIFU는 파킨슨병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NIBS이므로 최근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의 가능성에 주목받고 있다. 특히 파킨슨병에 대해서는 고강도집속초음파(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HIFU)와 LIFU 자극 치료가 모두 적용될 수 있는데 HIFU의 경우는 시상하핵, 시상 그리고 기저핵 등에 조직 파괴를 만들어 효과를 보는 방식으로 신경계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비가역적인 시술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LIFU는 뇌조직에 파괴를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방식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서 최근에 많은 연구 분야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중재 요법(intervention therapy)이다[55]. LIFU은 특정 조직에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므로 초음파의 특성을 활용하여 피질하의 조직의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경로보다 더 정밀한 자극을 가능하게 한다[35]. 더욱이 피질하의 깊은 조직까지 자극을 가해도 일반적으로 치료에 사용되는 강도가 낮아 주변 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36]. 따라서 피질하 구조까지 LIFU를 통해서 온도 상승 및 세포의 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신경세포를 자극하거나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 기저핵 및 시상하핵 등 피질하 구조의 신경세포의 기능을 조절을 가능하게 한다[56].
동물 연구에서는 LIFU로 흑색질을 자극하여 쥐에서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였는데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의 억제와 신경교세포 증식 촉진을 통해 신경 보호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57]. 이외 다른 여러 동물 연구에서도 LIFU가 기저핵과 시상(thalamus) 영역에서 도파민 분비를 조절하고 신경가소성을 증가시켜 운동기능을 개선시켰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55,57]. 또한 알츠하이머병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LIFU와 함께 미세기포를 사용하면 순간적인 혈액뇌장벽 장애(BBB disruption)를 일으켜 뇌세포에 직접 약물을 전달할 수도 있어 파킨슨병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수도 있음을 동물 모델에서 언급하고 있다[55,58]. Nicodemus 등[59]은 소규모 임상 연구를 시행하였는데 파킨슨병 환자에서 흑색질에 저강도 초음파 자극을 하였을 때 인지와 운동기능의 향상 및 혈류의 증가된 소견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Samuel 등[60]이 최근 보고한 예비 연구에 의하면 10명의 파킨슨병 환자에게 운동피질에 LIFU 자극을 진행하여 그 결과 자극된 운동피질에서의 운동유발전위(motor evoked potential, MEP)를 통한 흥분도의 증가는 확인하였으나 임상 적용에서 의미 있는 호전은 관찰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아직 LIFU에 대한 임상 연구는 초기 단계이며 임상에서 적용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물 모델 및 소규모 임상 연구에 의하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증상 완화 및 비운동 증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겠다.
결 론
NIBS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질환의 치료에서 중요한 보조적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복 rTMS와 tDCS은 각각 대뇌피질의 신경가소성을 조절하고 인지 및 운동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기법이 특정 뇌 영역의 기능적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LIFU는 보다 깊은 뇌 영역을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순간적 BBB 파괴를 통한 약물 전달과 병합 치료에서 새로운 치료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들은 주로 소규모 연구나 단기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보다 대규모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장기적인 효과 및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자극 강도, 빈도, 적용 기간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며 개별 환자의 병리 특성과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NIBS는 신경퇴행질환의 증상 완화와 질병 진행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망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연구를 통해 보다 정교한 자극 기법과 임상 적용 기준이 확립된다면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제한적인 신경퇴행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이 될 수 있어 이를 통해 신경퇴행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