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8(4); 2020 > Article
광범위한 뇌침범과 뇌경색증을 동반한 가역적후뇌병증
가역적후뇌병증(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은 고혈압 뇌병증, 자간, 면역억제제나 항암제 사용, 자가면역질환, 신질환, 감염 등과 연관되어 두통, 경련, 시각이상, 의식변화 같은 신경계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형적인 뇌 영상 소견으로는 두정-후두엽의 피질과 피질하백질에 가역적인 혈관부종성 병변이 발생하였다가 회복되는 소견을 보이지만[1], 비전형적으로 기저핵, 시상, 소뇌, 뇌간을 침범하기도 한다[2,3]. 저자들은 두정-후두엽, 전두엽, 측두엽, 외측 섬유막과 담장(claustrum), 시상, 소뇌, 뇌간에 걸친 광범위한 뇌병변을 보이면서 동시에 뇌경색증을 동반한 비전형적인 가역적후뇌병증의 예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39세 남자가 의식저하로 응급실에 왔다. 2일 전부터 후두부에 묵직한 두통이 있었고 간헐적으로 눈앞에 빛이 반짝이는 증상이 있었다. 1일 전 밤 9시 무렵부터 양쪽 다리를 계속 움직이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였다. 내원 당일 새벽 신음소리가 들려 환자를 깨우니 협조가 전혀 되지 않았다. 당뇨병, 신부전, 고혈압의 과거력이 있었는데 3개월 전부터 약물복용을 자의로 중단하였다. 최근 발열 등 감염을 시사하는 증상이나 예방접종의 병력은 없었다. 생체징후는 혈압 214/143 mmHg, 맥박수 108회/분, 호흡수 22회/분, 체온 36.8℃였다. 신체진찰에서 특이 사항은 없었다. 신경학적검사에서 의식수준은 혼미하였고 통증 자극에 대한 반응은 대칭이었다. 바빈스키 징후가 양측에서 양성이었다. 일반혈액검사에서 백혈구 9,360개/μL, 혈색소 10.7 g/dL, 혈소판수 97,000개/μL였다. 혈액화학검사에서 혈액요소 질소 27.3 mg/dL, 크레아티닌 1.67 mg/dL, 나트륨 132.4 mEq/L, 칼륨 3.77 mEq/L,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 22 IU/L, 알라닌아 미노전이효소 16 IU/L였다. 혈당 >800 mg/dL, 당화혈색소 11.7%A1c였다. 고감도 C-반응단백질 0.701 mg/dL (정상, 0-0.75), 혈중 암모니아 35 μmol/L (16-60)였다. 동맥혈가스분석에서 pH 7.436으로 산증은 없었고, 산소포화도는 98.1%였다. 소변검사에서 케톤은 음성이었다. 심전도와 심초음파검사, 24시간활동심전도검사는 정상이었다.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양측 연수, 교뇌, 중뇌, 소뇌, 시상, 외측 섬유막과 담장,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에 고신호강도 병변이 있었으나 확산강조영상은 정상이었다(Fig. A, B). 혈압 상승에 의한 가역적후뇌병증을 의심하였고, 중환자실로 입원하여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였다. 내원 1일 후부터 점진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하였으며 3일째에는 완전히 청명해졌다. 5일 후 추적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초기에 보였던 병변들이 많이 소실되었으나 확산강조영상에서 양측 교뇌와 후두엽, 전두엽에 국소적인 고신호강도 병변이 있었다(Fig. C, D).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은 정상이었다(Fig. E). 뇌경색증이 병발한 것으로 판단하여 aspirin 100 mg을 투여하였다. 1개월 후 좌측 시야장애 외에 특별한 후유증 없이 퇴원하였다. 9개월 후 추적한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뇌경색증이 있던 부위에 뇌연화증이 있었고, 가역적후뇌병증에 의한 병변은 대부분 소실되었으나 교뇌에는 고신호강도 병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Fig. F).

고 찰

가역적후뇌병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가역적 혈관성 부종이 발생하여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임상적-영상의학적 증후군이다. 가역적후뇌병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들에 대한 보고들이 있었고 전형적인 양측 후두-두정부에 병변 외에 전두엽, 소뇌, 시상, 기저핵 등 비전형적인 부위를 함께 침범하거나, 뇌간에만 병변이 발생한 예, 편측에 병변이 있는 예들이 있었다[1-3]. 본 증례가 지금까지의 보고들과 다른 점은 첫째, 두정-후두엽, 전두엽, 측두엽, 외측 섬유막과 담장, 시상, 소뇌, 뇌간에 걸쳐 광범위한 뇌병변을 보였고, 둘째, 뇌경색증이 병발하였으며, 셋째, 대부분의 병변은 소실되었으나 교뇌병변은 9개월이 지난 후에도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내원 당시 214/143 mmHg에 이르는 심한 혈압 상승과 고혈당, 만성 신부전이 있어 가역적후뇌병증 외에도 고혈당뇌병증이나 요독뇌병증의 가능성도 고려하였다. 고혈당뇌병증은 뇌 영상 소견으로 배제할 수 있었고, 요독뇌병증은 크레아티닌 수치가 1.67 mg/dL로 많이 높지 않아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여겨졌다. 급성 파종성뇌척수염도 감별해야 했는데 발열 등의 감염증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나 예방접종 등의 병력이 없어서 배제할 수 있었다.
가역적후뇌병증의 병태생리는 뇌혈관 자동조절기능저하, 혈관내피세포 기능이상으로 설명된다[1-3]. 후순환영역은 교감신경계의 분포가 상대적으로 적어 혈압 변화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져서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면 자동조절기능이상, 혈액뇌장벽손상이 일어나 혈관성 부종이 발생한다. 따라서 두정-후두엽, 전두엽과 측두엽의 후방부위에 병변이 잘 발생한다. 염증과 관련한 면역반응으로 생성된 내인성 또는 외인성 독소가 혈관내피세포에 작용하여 염증성 면역반응을 일으키면 혈관수축과 저관류가 일어나 혈관성 부종이 발생한다. 이는 항암제와 같은 독성물질에 노출되거나 자가면역질환, 자간, 감염, 장기이식 등과 관련된 가역적후뇌병증의 발생기전을 설명해 준다.
가역적후뇌병증에서 뇌경색증이 병발한 예는 매우 드물다. 교뇌만을 침범한 가역적후뇌병증에서 부챗살관에 작은 뇌경색증이 발생한 예, 제왕절개술 후 발생한 가역적후뇌병증에서 우측 전두엽과 뇌량팽대부에 뇌경색증이 발생한 예, 가역적뇌혈관수축증후군과 병발한 가역적후뇌병증에서 뇌경색증이 발생한 예가 있었다[4-6]. 본 증례는 초기 뇌 영상에서는 없었던 양측 교뇌와 후두엽, 전두엽의 뇌경색증이 5일 후 추적한 영상에서 발견되었다. 다발성 영역을 침범한 뇌경색증이라 심장탓뇌경색증을 고려할 수 있으나 심장검사에서 심방세동은 발견되지 않았다.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에서 혈관수축을 의심할 만한 병변도 없었다. 당뇨병과 만성 신부전이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고, 혈압 상승으로 인한 뇌혈관자동조절기능의 장애, 혈관내피세포 기능이상, 혈액뇌장벽손상, 혈관성 부종 등으로 인한 세동맥수축과 저관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뇌경색증을 일으켰을 것으로 여겨진다.
본 증례는 대뇌와 중뇌, 연수 병변은 없어졌지만 교뇌병변이 9개월이 지난 후에도 남아 있었다. 가역적후뇌병증의 추적 뇌 영상에서 대부분의 병변이 소실되지만 일부는 병변이 남을 수 있다. 가역적후뇌병증 병변의 가역성에 대한 연구에서 피질하백질 병변에서 가역성이 가장 높았고 뇌간과 심부백질 병변에서 낮았다[7]. 원인 질환에 따라서는 자간에 의한 가역적후뇌병증에서 고혈압, 항암제, 신부전 등에 의한 경우보다 가역성이 높았다[7]. 가역성에 차이가 나는 원인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가역적후뇌병증을 일으키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이 원인질환마다 조금씩 다르고 개인간의 기저질환이나 특성에 차이가 있어서일 것으로 추정된다.
가역적후뇌병증은 전형적인 후두-두정엽 외에 광범위한 뇌 부위를 침범할 수 있고, 뇌경색증이 병발될 수 있으며, 뇌병변은 비가역적일 수도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REFERENCES

1. Fugate JE, Claassen DO, Cloft HJ, Kallmes DF, Kozak OS, Rabinstein AA. 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associated clinical and radiologic findings. Mayo Clin Proc 2010;85:427-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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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cKinney AM, Short J, Truwit CL, McKinney ZJ, Kozak OS, SantaCruz KS, et al. 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incidence of atypical regions of involvement and imaging findings. AJR Am J Roentgenol 2007;189:90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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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aman R, Devaramane R, Jagadish GM, Chowdaiah S. Various imaging manifestations of 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PRES) on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Pol J Radiol 2017;82:6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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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iang H, Li D, Xu Z, Luo B. Isolated pons variant of 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complicated with ischemic stroke in a young patient. Neurol Sci 2013;34:585-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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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h WC, Liou LM, Wu MN. 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with ischemic infarction complicated with intrauterine fetal death: a case report. Medicine (Baltimore) 2020;99:e1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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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Imataki O, Uemura M, Shintani T, Matsumoto K.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resulted in cerebral infarction after allogeneic stem cell transplantation: a case report. Ann Hematol 2014;93:895-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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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ande AR, Ando K, Ishikura R, Nagami Y, Takada Y, Wada A, et al. Clinicoradiological factors influencing the reversibility of 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a multicenter study. Radiat Med 2006;24:659-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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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Brain MRI and MRA images of the patient. (A) Initial FLAIR images showing regions of hyperintense signal in the both medulla, pons, midbrain, cerebellum, thalamus, external capsule, claustrum, parieto-occipital, frontal, and temporal lobe. (B) Initial DWI is normal. (C-E) Follow-up FLAIR, DWI, and MRA at 5 days later demonstrate many lesions are resolved compared to the initial images but new lesions appear in the both pons, occipital and frontal lobe. These findings are consistent with ischemic stroke. MRA is normal. (F) Follow-up FLAIR images at 9 months later reveal high signal intensity lesion in the pons still remains and previous stroke lesions show encephalomalatic change. 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A;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FLAIR; 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DWI; diffusion-weighted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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