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8(4); 2020 > Article
자화율강조영상에서 저신호강도테를 보인 진행다초점백질뇌병증
진행다초점백질뇌병증(progressive multifocal leukoencephalopathy, PML)은 중추신경계의 바이러스감염으로 인한 탈수초질환으로서 기저질환, 면역억제요법 혹은 면역조절요법으로 인하여 세포면역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가 John Cunningham (JC)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됨으로서 이차적으로 발병하게 된다[1]. 상당히 치명적인 질환으로서 과거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감염과 연관된 PML의 경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단받은 지 수주 혹은 수개월 내에 사망하였으며 적극적인 고활성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 HAART)에도 1년 이상 생존율이 50% 정도여서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예후에 결정적이다[2].
PML의 진단에는 임상 양상과 뇌척수액 내에서 중합효소반응검사(polymerase chain reaction, PCR)를 통한 JC바이러스의 검출과 더불어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검사가 중요한데, 특히 MRI검사는 민감도가 높아 PML 초기에 선별검사로서 효용성이 높으나 다양한 양상으로 불균질하게 나타나는 것이 감별진단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3]. 최근 PML 환자의 자화율강조영상(susceptibility-weighted imaging, SWI)에서 백질병변의 근처에 있는 U-섬유를 침범하는 저신호강도테가 관찰되며 기존의 특징적인 MRI 소견들과 더불어 PML의 조기진단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있었다[3-6]. 저자는 초로기 치매 증상을 보인 국내 환자에서 SWI상 저신호강도테가 관찰되어 다른 MRI 소견들과 함께 HIV감염과 연관된 PML을 조기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여 호전된 증례를 경험하여 이를 보고한다.

증 례

30세 여자가 약 한 달 전부터 발생한 단어찾기장애와 기억력저하를 주소로 입원하였다. 대졸 학력의 언어재활사로서 과거력이나 가족력에서 특이 병력은 없었고 흡연력이나 음주력도 없었다. 입원 당시 활력징후들은 정상이었다. 환자의 인지기능을 검사하기 위해 시행한 서울신경심리선별종합검사(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에서 한국판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Mini Mental State Examination)는 27점으로 연령 및 학력에 비하여 비정상이었고 작업기억력의 손상, 계산능력 및 좌우지남력 손상을 포함한 언어기능저하를 보였으며 언어기억, 시각기억, 전두엽기능의 전반적인 손상이 나타났다. 임상치매평가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는 0.5점, 통괄퇴화척도(global deterioration scale)는 4단계로 중등도의 인지장애 상태로 진단되었다. 다른 신경계검사들은 정상이었다. 전체혈구계산에서 백혈구 3,350/µL, 적혈구 3,740/µL, 혈색소 10.8 g/dL, 혈소판 252,000/µL로 미약한 백혈구감소증을 보였다. 간과 신장기능검사는 모두 정상이었다. 혈청 항HIV항체검사에서 양성이어서 검사한 CD4+림프구수는 17 cells/µL, HIV정량검사 PCR은 28,094 copies/mL였다. 혈청 신생물딸림항체와 항aquaporin-4항체는 음성이었다. 뇌척수액검사는 정상이었고 도말과 그람염색에서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결핵, 톡소플라스마, 단순 헤르페스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엡스타인-바바이러스, 일본 뇌염바이러스, JC바이러스에 대한 PCR검사는 모두 음성이었고 크립토코쿠스항원검사도 음성이었다. 초기 뇌 MRI검사에서 양측 시상과 뇌실주변의 백질부위의 고신호강도병변과 더불어 양측 전두엽의 고신호강도가 T2강조영상과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FLAIR] imaging)에서 관찰되었다(Fig. A). 확산강조영상에서는 이상이 없었으나 SWI에서 좌측 전두엽병변에서 피질하U-섬유를 침범하는 저신호강도테가 관찰되었다(Fig. B). HIV감염과 연관된 PML이 의심되어 즉각적인 치료를 권유하였으나 거부하고 환자는 3일만에 퇴원하여 집에서 지내다가 2개월 후에 인지기능이 더욱 나빠지고 우측 상하지의 위약, 경련발작을 보여 재입원하였다. 환자는 거의 전실어증을 보였으며 삼킴 곤란과 더불어 근력이 우측 상하지는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2등급, 좌측 상하지는 MRC 4등급으로 관찰되었다. 재촬영한 뇌 MRI에서 양측 대뇌병변이 FLAIR영상에서 더 광범위해지며 점상병변들이 합쳐지는 양상을 보였다(Fig. C). SWI에서 보였던 소견은 그대로였다(Fig. D). 다시 검사한 뇌척수액 JC바이러스 PCR에서 양성을 보여 HIV 감염과 연관된 PML로 진단되었다. 환자는 HAART로 치료하기 시작하였는데 3주간 의식 상태가 더욱 나빠져 지시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게 되고 근력은 양측 상하지 모두 MRC 2등급으로 관찰되었으며 병적울음을 보였다. 재입원 10주째부터 신경계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하여 언어지시에 따르게 되고 근력도 호전되어 재입원 12주가 지나 퇴원하였는데 근력은 양측 상하지 모두 MRC 3등급이었다. 퇴원 이후 환자는 6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호전되어 간단한 대화가 가능해지고 우측 상지의 근력만 MRC 4등급이고 나머지 팔다리의 근력은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처음 검사로부터 11개월 후 재촬영한 뇌 MRI 검사에서 양측 대뇌에 보였던 병변들은 FLAIR영상에서 매우 줄어들어 있었으나 SWI영상 소견은 큰 차이가 없었다(Fig. E, F). 환자는 17개월 정도 더 추적하는 동안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였다.

고 찰

뇌 MRI는 PML의 진단과 추적에 매우 중요한 검사로서 PML의 전형적인 MRI 소견은 단일 혹은 다발성의 비대칭적인 병변들이 T2강조영상이나 FLAIR영상에서 고신호강도로 나타나며 부종이나 종괴 효과는 거의 동반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1,4]. 조영증강도 없거나 매우 미약하게 나타나는데 HIV와 연관된 PML에서는 10-15%에서 보인다[1]. 주된 병변의 위치는 전두엽 또는 전두-두정엽이며 기저핵, 뇌간, 소뇌에서 보일 수도 있다[1]. PML의 병변은 대개 피질하백질에 위치하는데 U-섬유를 침범하며 확산강조영상에서는 병변의 변두리부위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일 수 있는데 확산 제한을 시사하며 활동성 감염을 의미한다[1,3,4].
SWI는 조직들 간의 자기감수성의 차이를 이용하여 혈액, 철분, 석회화 등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기법으로서 특히 철분침착을 찾아내는 데 있어 T2강조경사에코(T2-weighted gradient echo)영상보다 민감하다[3]. 최근 PML 환자의 피질하병변에서 U-섬유를 침범하는 저신호강도테가 특징적이라는 보고들이 있었는데[3-6], 본 증례에서도 이러한 특징적인 저신호강도테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저신호강도테는 PML병변의 중심부가 아닌 피질방향에서 관찰되었고 조영증강도 없었으며 확산강조영상에서 이상 소견도 보이지 않았다. 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저신호강도테가 환자들의 장기생존을 예측하는 인자이며 신경염증과정의 최종단계를 시사한다고 보고하였다[6]. 저신호강도테가 나타나는 원인은 아직 불명확한데 소수의 환자에게서 시행된 병리검사 소견상 대식세포 내의 철분 축적이 이러한 저신호강도테를 보이는 원인으로 추정되었다[5,6]. 또한 이러한 특정 위치에서의 철분 축적이 나타나는 원인은 피질하U-섬유에는 철분함량이 높은데 그 이유는 철분이 풍부한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가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며 JC바이러스는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주로 감염시켜 죽게 만든다[1,6].
PML의 예후는 빠른 진단과 원인에 대한 조기치료에 좌우되는데 치료하지 않는 경우 2.5-4개월 내에 사망하게 된다[4]. 본 증례에서는 처음 뇌척수액 JC바이러스 PCR검사에서 음성이었으나 임상 양상과 SWI상 U-섬유의 저신호강도테를 비롯한 MRI 소견들을 고려하고 다른 원인들을 배제할 수 있는 검사들을 시행한 후에 재시행한 뇌척수액 JC바이러스 PCR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 PML을 빨리 진단할 수 있었고 HIV 감염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28개월 이상 장기생존을 이룰 수 있었다. JC바이러스 PCR검사는 높은 특이도(98%)에도 불구하고 민감도가 76% 정도로 낮은 것이 제한점이다[7]. 향후 더 많은 증례연구들을 통하여 SWI상 저신호강도테 소견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밝히는 것이 PML의 조기 진단과 장기생존율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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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arra-Dalliere C, Menjot de Champfleur N, Deverdun J, Ayrignac X, Nerrant E, Makinson A, et al. Use of quantitative susceptibility mapping (QSM) in progressive multifocal leukoencephalopathy. J Neuroradiol 2016;4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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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Hodel J, Outteryck O, Verclytte S, Deramecourt V, Lacour A, Pruvo JP, et al. Brain magnetic susceptibility changes in patients with natalizumab-associated progressive multifocal leukoencephalopathy. AJNR Am J Neuroradiol 2015;36:2296-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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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Bowen LN, Smith B, Reich D, Quezado M, Nath A. HIV-associated opportunistic CNS infections: pathophysiology, diagnosis and treatment. Nat Rev Neurol 2016;12:662-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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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Brain MRI changes of the patient. Initial MRI on admission (A, B), follow-up MRI after 2 months (C, D), and the 3rd MRI after 11 months (E, F). (A) Axial FLAIR brain MR image shows hyperintense signal in the left frontal white matter. (B) Axial susceptibility-weighted image shows corresponding serpiginous hypointense rim in the subcortical U-fibers (white arrow). (C) Follow-up MR axial FLAIR image reveals more extensive high signal intensity lesions in both hemispheres and (D) axial susceptibility-weighted image shows same finding as initial study (white arrow). (E) The 3rd MR axial FLAIR image demonstrates decreased high signal intensity lesions in both hemispheres and (F) axial susceptibility-weighted image shows no definite interval change (white arrow). 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FLAIR; 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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