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8(3); 2020 > Article
유전출혈모세혈관확장증에서 폐동정맥기형 색전술 후 발생한 뇌경색
유전출혈모세혈관확장증(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HHT)은 Osler-Weber-Rendu병으로도 불리며 1/5,000-1/8,000 정도의 발병률을 보이는 보통염색체 우성질환이다. 기존 보고에 따르면 HHT 환자들 중 약 20%에서 폐동정맥기형이 발견되었고, 이 환자들 중 약 25%에서 뇌경색이 발생하였다[1]. HHT 환자들에서 뇌경색이 발생하는 주된 기전은 폐동정맥기형을 통한 모순색전증(paradoxical embolism)으로 알려져 있고 폐동정맥기형에 대해서는 대체로 색전술이 권고되고 있다[2]. 저자들은 폐동정맥기형에 대한 색전술을 시행받았으나 이후에 뇌경색이 발생한 HHT 환자 증례를 경험하여 본 증례를 보고하고 이러한 환자들의 치료에 대한 고찰을 해보고자 한다.

증 례

35세 남자가 갑자기 발생한 좌측 팔의 위약 때문에 신경과로 협진이 의뢰되었다. 좌측 팔의 위약은 약 1시간 동안 지속된 후 완전히 호전되어 협진 방문 당시 신경계진찰에서 뚜렷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방문 당시 혈압은 122/72 mmHg이었고, 맥박은 88회/분, 호흡수는 20회/분, 체온은 섭씨 37도였다.
환자는 6세경에 객혈 증상이 있어 다른 병원을 방문하여 폐동정맥기형을 진단받고 색전술을 시행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1년 전부터는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증상이 심해져 호흡기내과에 입원하였고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을 시행한 결과 다발성 폐동정맥기형 소견을 보여 3주 전 색전술을 시행받고 경과 관찰 중이었다(Fig. A). 흉부 CT 소견과 함께 병력청취 결과, 어렸을 때부터 잦은 대량의 코피가 있었던 점을 바탕으로 임상적으로 HHT 가능성을 의심하여 입원 후 관련 유전자검사를 시행하였고 ACVRL1 돌연변이(c.313+1G>A mutation)를 보여 HTT로 확진이 된 상태였다.
환자는 2주 전부터 수차례 우측 혹은 좌측 상지의 위약이 수분간 있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했다고 하며 신경과 협진이 의뢰된 당일에는 좌측 상지의 위약이 이전에 비해 더 오래 지속되었다고 하였다. 반복되는 편측 상지 위약에 대하여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결과, 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 반난형백질중심부(centrum semiovale)에 작은 고신호강도 병변이 보였고(Fig. B), 해당 부위의 겉보기확산계수지도(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 map)에서는 신호가 감소되어 있었다. 액체감쇠역전회복(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FLAIR) 영상에서는 양측 반난형백질중심부에 다발성의 고신호강도 병변들이 보였다(Fig. C). 자기공명혈관조영영상에서 혈관의 협착이나 폐색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HHT에서 동반될 수 있는 뇌동정맥기형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의 병력 및 영상 소견을 볼 때 폐동정맥기형과 관련된 모순색전증에 의한 뇌경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두개경유도플러(transcranial Doppler, TCD)검사를 시행하였다. 생리식염수를 사용하여 만든 미세기포(microbubble)를 이용해 시행한 TCD검사에서 미세색전신호(microembolic signal, MES)가 관찰되었다. 발살바수기(Valsalva maneuver)를 시행하지 않고 미세기포를 말초정맥 내로 주입하였을 때에는 주입 15초 후부터 약 20초간 MES가 관찰되었고, 발살바수기를 시행하였을 때에는 더 오랜 시간 동안 MES가 관찰되었다(Fig. D). 경흉부심장초음파 및 홀터감시에서 심인성색전(cardioembolism)을 유발할 만한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혈액검사에서는 항인지질항체증후군(antiphospholipid antibody syndrome)을 포함하여 과응고상태를 유발할 만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하지 CT혈관조영술에서 심부정맥혈전증 소견도 동반되지 않아 항응고제 투여는 고려하지 않았으며, 아스피린을 투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아스피린을 투여한 이후에는 반복되는 편측 위약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환자는 수일 후에 퇴원하였다. 이후 6개월간의 외래 진료에서 환자가 신경계증상의 재발 없이 안정적임을 확인하였다. 다만, 이전부터 코피가 잦았는데 아스피린을 복용 후 코피가 이전에 비해 잘 멈추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이외에 객혈 등의 다른 출혈 부작용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환자는 반대쪽 좌측 폐동정맥기형에 대해서 추가적인 색전술을 고려 중이며, 우측 폐동정맥기형에 대한 색전술 시행 6개월 후에 시행한 흉부 CT 상에서 이전에 비해 우측 폐동정맥기형의 크기가 약간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크게 남아 있어 이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색전술 혹은 수술을 고려 중이다.

고 찰

HHT의 임상적인 진단기준은 1) 반복적인 코출혈, 2) 입술, 구강, 코, 손가락의 다발성 모세혈관확장증, 3) 내장 기관의 모세혈관확장증 혹은 폐, 간, 뇌, 혹은 척수의 동정맥기형, 4) 1촌 이내의 가족력으로 이 네 가지 중에서 3개 이상을 만족하면 확진(definite), 2개를 만족하면 의심(possible)으로 판단한다[3]. 본 증례처럼 유전학 검사가 확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임상적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의 80-85%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가장 대표적인 것은 ACVRL1, ENG 유전자변이이다[4]. HHT의 임상 소견 중에서 폐동정맥기형은 호흡곤란 및 폐출혈을 포함한 폐 자체의 직접적인 문제 외에도 우좌션트(right to left shunt)에 의한 모순색전증을 유발하여 뇌경색, 뇌농양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HHT 환자에서 폐동정맥기형을 적절히 치료하는 것은 이러한 신경계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폐동정맥기형의 영양동맥(feeding artery) 직경이 3 mm 이상이고, 다발성인 경우 신경계 합병증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5].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방법도 있으나 최근에는 덜 침습적인색전술이 많이 권고된다. 그러나 본 증례의 환자처럼 HHT와 연관된 다발성 폐동정맥기형을 보이는 경우 색전술 시행을 통해 우좌션트의 양을 줄일 수는 있으나 완전하게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색전술 이후에도 항혈소판제와 같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으나 본 증례 환자의 경우 HHT와 연관된 잦은 대량의 코출혈을 포함한 출혈 경향을 고려하여 항혈소판제를 쓰지않고 있던 상태에서 뇌경색이 발생하였다.
폐동정맥기형으로 인한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이차예방을 위해서 일반적으로는 항혈소판제 투여가 권고되고, 심부정맥혈전증이나 심방세동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응고제 투여를 고려한다[6]. 본 증례 환자는 심부정맥혈전증이나 심방세동이 동반되지 않아 항혈소판제를 처방하였고 이후에 뇌경색 의심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HHT는 출혈 경향이 높은 질환이므로 HHT와 연관된 폐동정맥기형을 가진 환자들에게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처방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HHT 환자에서의 항혈소판제 복용이 출혈 경향을 높이지 않았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있고, 항혈전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출혈 위험성을 고려하여 약제를 일시적으로 중단하여 예후가 더 안 좋아진 보고들도 있다[7]. 항혈소판제 처방이 HHT 환자에게 필수적인 것인지에 대한 고려는 꼭 필요하겠으나 본 증례의 경우에 색전술 이후에도 뇌경색이 발생한 다발성 폐동정맥기형의 경우이고, 시술을 통한 우좌션트의 완전한 차단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이기 때문에 항혈소판제 사용을 고려하였다. 또한 폐동정맥기형에 대한 색전술 이후에도 재관류화(recanalization)가 발생할 수 있고, 폐동정맥기형의 크기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경과 관찰도 같이 요구된다.
저자들의 증례는 HHT 환자에서 폐동정맥기형에 대한 색전술을 시행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로 HHT 환자들에서 폐동정맥기형과 연관된 모순색전증에 의한 뇌경색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항혈소판제 치료의 병행이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환자별로 HHT에 의한 출혈 위험성에 대한 개별적 평가 및 모니터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겠으나,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합병증 예방을 위한 적절한 투여가 꼭 필요하겠다.

REFERENCES

1. Maher CO, Piepgras DG, Brown RD Jr, Friedman JA, Pollock BE. Cerebrovascular manifestations in 321 cases of 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Stroke 2001;32:87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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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acombe P, Lacout A, Marcy PY, Binsse S, Sellier J, Bensalah M, et al. Diagnosis and treatment of 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s in 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an overview. Diagn Interv Imaging 2013;94:83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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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Faughnan M, Palda V, Garcia-Tsao G, Geisthoff U, McDonald J, Proctor D, et al. International guidelines for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hereditary haemorrhagic telangiectasia. J Med Genet 2011;48:7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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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cDonald J, Bayrak-Toydemir P, Pyeritz RE. 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an overview of diagnosis, management, and pathogenesis. Genet Med 2011;13:607-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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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ussouttas M, Fayad P, Rosenblatt M, Hashimoto M, Pollak J, Henderson K, et al. 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s: cerebral ischemia and neurologic manifestations. Neurology 2000;55:959-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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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Kernan WN, Ovbiagele B, Black HR, Bravata DM, Chimowitz MI, Ezekowitz MD, et al. Guidelines for the prevention of stroke in patients with stroke and transient ischemic attack: a guideline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American Stroke Association. Stroke 2014;45:2160-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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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Devlin HL, Hosman AE, Shovlin CL. Antiplatelet and anticoagulant agents in 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N Engl J Med 2013;368:876-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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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A) Post-embolization 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 (previously deposited coils [dotted line arrows], newly deposited coils [solid line arrows]). (B) Diffusion-weighted image shows high signal intensity in right centrum semiovale. (C) 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image shows multiple hyperintensities in bilateral centrum semiovale. (D) Contrast transcranial doppler study shows multiple microembolic sign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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