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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의사를 위한 신경윤리

Introduction to Neuroethics: A Review for Neurologists

Sang Bum Lee, MD, Daehoon Kim, MDa

신경과 의사를 위한 신경윤리

이상범, 김대훈a
Received July 31, 2025;       Revised August 20, 2025;       Accepted August 20, 2025;
ABSTRACT
The rapid advancement of neuroscience is fundamentally changing our understanding of brain function and the mind, posing new ethical questions to neurologists in clinical practice. Neuroethics, a field that addresses the ethical, legal, and social issues arising from these advancements, is broadly divided into two main areas: the ethics of neuroscience and the neuroscience of ethics. This review aims to introduce the core concepts of neuroethics and emphasize its clinical importance for Korean neurologists who may be unfamiliar with the field. It examines how traditional localizationist and modern connectionist views of brain function inform our understanding of consciousness and self, along with their limitations. Through this, we aim to provide a theoretical framework for approaching the ethical dilemmas that neurologists encounter in clinical situations, such as disorders of consciousness, dementia, and deep brain stimulation. Ultimately, this review seeks to help neurologists move beyond being technical experts to become reflective practitioners who deeply consider the personhood and dignity of their patients.
서 론
서 론
21세기는 뇌의 시대라 불릴 만큼 신경과학 분야의 발전이 눈부시다. 기능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등 첨단 뇌영상 기술은 살아있는 인간의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하였고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 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TMS)과 같은 뇌조절 기술은 파킨슨병, 우울증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러한 발전은 뇌 기능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키고 질병 치료의 지평을 넓혔지만 동시에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하였던 복잡한 윤리적, 법적, 사회적 질문들, 예를 들면 “내 머릿속 생각을 스캔하여 거짓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가?”, “DBS로 성격이 변한 환자는 이전과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인지기능 강화 약물을 건강한 사람이 사용하는 것은 정당한가?”, “식물인간 상태 환자의 뇌에서 희미한 의식의 신호가 발견된다면 우리는 그의 생명 유지에 대한 결정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질문들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의 영역이 아니다. 이는 신경과 의사들이 진료실, 중환자실, 연구실에서 매일 마주하고 있거나 곧 마주하게 될 현실적인 딜레마이다. 신경윤리(neuroethics)는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탐구하고 신경과학 기술의 책임감 있는 사용과 그 사회적 함의에 대한 규범적 틀을 모색하는 학문 분야이다[1].
신경윤리는 2002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열린 “Neuroethics: Mapping the Field” 컨퍼런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학문적 정체성을 확립하였다[2]. 신경윤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된다. 첫째는 신경과학의 윤리(ethics of neuroscience)로 뇌영상, 뇌조절 기술 등 신경과학 연구와 임상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들을 다룬다. 이는 뇌 정보의 사생활 보호, 인격의 동일성, 정신기능 증강(neuroenhancement) 등의 주제를 포함한다. 둘째는 윤리의 신경과학(neuroscience of ethics)으로 자유의지, 도덕적 판단, 책임, 공감 등 전통적인 윤리학 및 철학의 주제들을 신경과학적 연구를 통해 탐구하는 분야이다. 이는 특정 뇌영역의 손상이 도덕적 판단 능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며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행동에 대한 이해를 과학적 탐구 영역으로 바꾸게 된다[3].
신경과 의사는 뇌와 마음의 경계에서 환자를 만나는 전문가로서 신경윤리적 담론의 중심에 서 있다. 뇌질환은 단순히 신체 기능의 장애를 넘어 한 사람의 기억, 성격, 관계, 즉 자아(self) 그 자체를 흔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경과 의사에게 신경윤리는 단순한 교양이나 철학적 사변이 아니라 환자의 전인적 고통을 이해하고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임상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국내 신경과 의사들에게 신경윤리의 기본 개념과 주요 쟁점들을 소개하고 특히 뇌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인간의 의식과 자아 이해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임상적 함의를 논하고자 한다.
뇌, 의식 그리고 자아: 국소론과 연결론의 대화
뇌, 의식 그리고 자아: 국소론과 연결론의 대화
신경학의 역사는 뇌기능의 위치를 찾으려는 국소론(localizationism) 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 신경과학은 개별 뇌영역의 기능을 넘어 이들 간의 상호작용, 즉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결론(connectionism)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은 인간의 고위 정신기능, 특히 의식과 자아를 이해하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신경과 의사가 환자를 이해하는 틀을 형성한다.
1. 국소론적 관점: '나'는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가?
1. 국소론적 관점: '나'는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가?
19세기 폴 브로카(Paul Broca)가 좌측 하전두회의 손상이 운동성 실어증을 유발함을 밝혀낸 것은 국소론의 역사적인 출발점이었다. 이후 칼 베르니케(Carl Wernicke)의 감각성 실어증 영역 발견과 피니어스 게이지(Phineas Gage)의 사례를 통해 전두엽이 성격과 사회적 판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정 정신 기능이 뇌의 특정 부위에 자리 잡고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국소론적 관점은 신경학적 진단과 치료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특정 증상을 통해 뇌의 병변 부위를 예측하고 영상 검사를 통해 이를 확인하는 과정은 현대 신경과 진료의 근간을 이룬다. 국소론은 의식과 자아에 대해서도 강력한 함의를 던진다. 예를 들어 양측 해마 손상으로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 환자는 과거의 자아에 갇히게 되며 이는 기억이 자아의 연속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임을 시사한다. 전두측두엽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탈억제, 무감정, 반사회적 행동은 전두엽기능의 손상이 한 사람의 성격과 도덕적 품성을 어떻게 붕괴시킬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국소론적 관점에서 자아는 뇌의 특정 핵심 영역들(critical nodes)이 수행하는 기능들의 총합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관점에 따르면 해당 영역이 손상될 경우 자아의 특정 측면 역시 소실된다. 이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질병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인간의 자아를 다소 기계론적이고 환원주의적으로 바라볼 위험을 내포한다.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가 손상되었으니 당신의 아내는 더 이상 예전의 그녀가 아닙니다”라는 설명은 사실에 기반하지만 한 인간의 존엄성과 정체성의 문제를 단순히 특정 뇌 부위의 기능 부전으로 치환하여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 연결론적 관점: '나'는 뇌 속의 교향곡이다
2. 연결론적 관점: '나'는 뇌 속의 교향곡이다
21세기 들어 발전한 기능적 뇌영상 기술과 그래프 이론(graph theory) 등은 뇌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모듈의 집합이 아니라 수많은 신경세포와 뇌영역들이 복잡하게 연결된 거대한 네트워크(network)라는 사실을 밝혀냈다[5]. 이 연결론적 관점에 따르면 특정 기능은 한 영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뇌영역이 시공간적으로 협응하며 만들어내는 창발적 속성(emergent property)이다.
특히 주목받는 것이 바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이다. DMN은 우리가 아무런 과제에 집중하지 않고 휴식할 때 활성화되는 뇌영역들의 집합으로 내측 전전두피질, 후측 대상피질, 두정엽 하부 등을 포함한다. 이 네트워크는 자전적 기억의 회상, 미래 계획, 타인의 마음 이해 등 자기(self)와 관련된 내적 사고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DMN의 발견은 자아가 뇌의 특정 주소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뇌영역이 함께 연주하는 교향곡과 같이 역동적인 네트워크 활동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연결론적 관점은 국소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여러 임상 현상에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의식장애(disorders of consciousness) 환자들을 생각해 보자. 식물인간 상태(vegetative state) [7]나 최소 의식 상태(minimally conscious state)는 특정 뇌영역의 국소적 손상만으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최근 연구들은 이들 환자의 뇌에서 DMN을 비롯한 대규모 뇌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심각하게 붕괴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의식은 뇌의 특정 스위치가 켜지고 꺼지는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정보 통합을 담당하는 네트워크의 기능장애로 인하여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의식장애 환자의 은밀 의식(covert consciousness)을 탐지하려는 노력[6]과 네트워크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TMS나 DBS 같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이론적 기반이 된다.
치매 역시 마찬가지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는 해마의 위축이 두드러지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DMN을 포함한 여러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점차 약화되고 이는 기억력 저하를 넘어 자아감의 상실로 이어진다. 연결론적 관점은 자아가 단일 기능의 상실이 아닌 뇌 전체의 관계를 맺는 방식, 즉 연결체(connectome)의 변화에 따라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게 한다. 이는 환자를 기억을 잃은 사람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연결성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으며 여전히 존재하는 한 명의 인격체로 바라보게 하는 중요한 관점의 전환을 제공한다.
3. 두 관점의 통합: 임상 현장을 위한 제언
3. 두 관점의 통합: 임상 현장을 위한 제언
국소론과 연결론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네트워크는 노드(node)와 엣지(edge)로 구성되며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노드(국소론적 중요성)와 이들을 연결하는 엣지의 효율성(연결론적 중요성) 모두가 중요하다. 뇌졸중으로 인한 실어증 환자를 진료할 때 우리는 손상된 브로카 영역(노드)에 주목하지만 동시에 그 환자의 회복 과정이 주변 뇌영역과의 새로운 연결(네트워크 재구성)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따라서 신경과 의사는 이 두 가지 관점을 유연하게 통합하여 환자를 이해해야 한다. 국소적 병변을 정확히 진단하는 전통적 역량 위에 그 병변이 환자의 뇌 전체 네트워크와 상호작용하며 어떻게 그의 의식, 행동, 궁극적으로 자아감을 변화시키는지를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 관점은 다음과 같은 신경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더욱 깊이 있는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1) 뇌심부자극술과 인격의 변화

1) 뇌심부자극술과 인격의 변화

파킨슨병 환자에게 DBS를 시행한 후 운동 증상은 호전되었지만 충동적으로 변하거나 우울해지는 경우가 있다[9]. 국소론적으로는 자극 부위(시상밑핵 등)의 기능 조절로 설명할 수 있지만 연결론적으로는 해당 자극이 감정과 보상에 관련된 광범위한 뇌 네트워크에 미친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시술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운동 기능의 회복뿐만 아니라 자신이 자신답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는 인격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informed consent)의 중요성을 강조한다[10].

2) 의식장애 환자의 치료 결정

2) 의식장애 환자의 치료 결정

fMRI 등에서 미세한 의식의 증거가 발견된 최소 의식 상태 환자에 대해 우리는 어떤 윤리적 책임을 지는가? 국소론적 관점만으로는 뇌의 일부 영역이 살아있다는 사실 외에 많은 것을 알기 어렵다. 그러나 연결론적 관점은 DMN과 같은 의식 관련 네트워크의 잠재적 회복 가능성을 탐색하게 하고 환자의 주관적 경험의 질(quality of life)에 대한 더욱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다. 이는 연명 치료 중단과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뇌의 구조적 손상뿐만 아니라 기능적 연결성의 회복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8].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주요 신경윤리 쟁점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주요 신경윤리 쟁점
앞서 논의한 이론적 틀을 바탕으로 신경과 의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구체적인 신경윤리 쟁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뇌영상과 우연히 발견된 이상 소견(incidental findings)
1. 뇌영상과 우연히 발견된 이상 소견(incidental findings)
연구나 다른 목적으로 시행한 뇌MRI에서 우연히 뇌종양, 뇌동맥류, 미파열 동정맥기형 등이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우연종(incidentaloma)을 환자에게 알려야 하는가? 알린다면 어디까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예방적 치료의 이득과 위험이 불확실한 경우 환자의 알 권리와 불안을 유발하지 않을 권리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가? 이는 단순히 의학적 판단을 넘어 환자의 가치관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섬세한 소통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신경윤리 문제이다[11].
2. 치매와 자율성: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2. 치매와 자율성: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치매 환자는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의사결정능력을 상실한다. 건강하였을 때 작성해 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현재의 환자에게도 유효한가[12]? 예를 들어 과거에는 식물인간이 되면 연명 치료를 거부한다고 하였던 환자가 중증 치매 상태에서 감염병에 걸렸을 때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잘 받아먹는다면 우리는 그의 현재의 삶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고 항생제 치료를 결정해야 하는가?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시간을 초월하여 동일하게 유지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맞닿아 있으며 환자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을 판단하기 위한 보호자 및 다학제 팀과의 깊이 있는 논의를 필요로 한다[13].
3. 신경기능 증강(neuroenhancement)의 유혹
3. 신경기능 증강(neuroenhancement)의 유혹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나 기면증 치료제인 모다피닐 등이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약물로 알려지면서 질병이 없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이를 처방을 받으려는 경우가 있다. 신경과 의사는 이러한 요구에 어떻게 응해야 하는가? 치료와 증강의 경계는 어디인가? 모든 사람이 더 똑똑해질 기회를 갖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가? 이는 자원의 공정한 분배, 사회적 경쟁의 심화, 인간 본연의 능력에 대한 가치 판단 등 복합적인 사회적, 윤리적 논의를 수반한다[14].
4. 뇌사와 장기 기증
4. 뇌사와 장기 기증
뇌사 판정은 신경과 의사의 중요한 법적, 윤리적 책무 중 하나이다. 뇌사 판정 기준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뇌의 죽음을 한 인간의 죽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보호자의 슬픔과 문화적 정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뇌사를 둘러싼 논의는 생명과 죽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반영하며 신경과 의사는 이 과정에서 과학적 전문가이자 깊은 공감을 지닌 상담가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15].
결 론
결 론
신경윤리는 더 이상 신경과학 연구자들만의 담론이 아니다. 이는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그 가족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든 신경과 의사를 위한 실천적 학문이다. 첨단신경과학 기술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능력을 부여하였지만 그 능력은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동반한다. 우리는 뇌 스캔 이미지에서 병변을 찾는 것을 넘어 그 병변이 한 사람의 삶과 정체성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성찰해야 한다.
뇌기능에 대한 국소론적 이해는 특정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여전히 핵심적인 도구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인간 정신의 본질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의식과 자아를 단일 영역의 기능에 국한하지 않고 뇌의 여러 영역이 상호작용하여 형성하는 역동적 네트워크의 산물이라는 연결론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비로소 환자를 파편화된 증상의 집합이 아닌 고유한 역사를 지닌 전인적 존재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국소론과 연결론의 통합적 관점은 신경과 의사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윤리적 딜레마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나침반이 된다. 더 나아가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존엄성을 지켜주는 중요한 기준으로 기능할 것이다.
신경과학의 급속한 발전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윤리적 쟁점을 수반할 것이며 이들 쟁점은 점차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한신경과학회 차원에서 한국 사회의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신경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과 학문적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신경과 의사가 이러한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신경과학의 기술적 진보는 단순한 과학적 성취를 넘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복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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