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근무력증과 근위축측삭경화증에서의 치료 패러다임 전환
Therapeutic Paradigm Changes in Myasthenia Gravis and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The treatment paradigm for neuromuscular diseases, especially myasthenia gravis and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has recently shifted with the emergence of mechanism-based and precision therapies. In myasthenia gravis, improved understanding of antibody-mediated pathology has enabled the clinical adoption of targeted immunotherapies, including complement inhibitors and neonatal Fc receptor antagonists, resulting in meaningful benefits for refractory disease and a shift beyond conventional immunosuppression. In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while multidisciplinary care remains fundamental, recent advances highlight a gradual move toward precision medicine through platform trial designs, biomarker-informed evaluation, and gene-specific molecular therapies for selected patient subgroups. Together, these developments reflect a paradigm shift from uniform treatment strategies to individualized, pathophysiology-driven clinical decision-making. This review summarizes recent guideline updates and key clinical trial evidence, illustrating how advances in immunopathology, genetics, and trial methodology are redefining contemporary neuromuscular care.
서 론
신경근육질환에 해당하는 신경근육접합부, 말초신경, 상위 및 하위운동신경세포를 침범하는 만성 또는 아급성 질환들은 그 병태생리가 다양하여 질환별 치료 전략 또한 상이하다[1-5]. 대표적으로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MG)은 신경근육접합부를 공격하는 자가항체에 의해 발생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으로, 최근 혁신적인 신약의 등장으로 치료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1,6]. 근위축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은 오랫동안 증상 완화제 외에는 유의한 질병 조절 치료제가 부족하였으나 분자유전학과 임상시험의 발전으로 새로운 약물 승인과 함께 가이드라인에도 개정되고 있다[4,7,8]. 만성 염증탈수초다발신경뿌리신경병(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radiculoneuropathy)은 기존의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면역글로불린 정맥 주사 치료에 더해 작용 기전에 기반한 표적 치료제 개발이 현실화되고 있다[9]. 그러나 기얭-바레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은 수십 년간 표준 치료가 변하지 않은 채 보존 치료와 면역 치료를 통한 회복 촉진이 핵심이다[3].
본 종설에서는 최근 국제 가이드라인 개정과 주요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MG와 ALS에서 나타나는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두 질환은 각각 자가면역 기전 기반 표적 면역 치료의 확장과 유전자와 생물표지자 기반 정밀의학 접근의 도입이라는 점에서는 상이하지만, 공통적으로 질환 특이적 분자 기전에 기반한 기전 중심 치료로의 이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면역학적 또는 분자병리학적 이해의 심화, 생물표지자의 임상적 활용, 표적 치료 또는 유전자 치료의 등장이라는 변화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변화하는 치료 환경 속에서 임상의가 고려해야 할 핵심 전략과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문
1.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MG는 신경근육접합부의 자가면역전달장애로 인하여 근력 약화와 피로감을 초래하는 희귀 질환이다. 전체 MG 환자의 약 85%에서 아세틸콜린수용체(acetylcholine receptor, AChR)에 대한 병인적 자가항체가 검출되며 그 외 항MuSK항체(5-8%), 항LRP4항체 등이 일부에서 발견되고, 5-15%에서 기존 항체가 음성이다[6,10].
1) 최신 가이드라인과 치료 패러다임 변화
MG 치료에 대한 가장 최신의 국제 지침으로 2021년 발표된 2020 국제 합의 지침이 있다[11]. 이 가이드라인은 2016년 판에서 크게 진전된 최신 근거들을 반영하여 항체 아형, 질병 단계, 환자 연령에 따른 맞춤형 접근을 강조하였다. AChR항체 양성 비흉선종 전신형 MG 환자에서는 특히 18-50세에서 질병 초기에 흉선절제술을 고려하며 초기 면역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시행을 고려하도록 권장되었다[11,12]. 또한 2021년 지침은 초기 면역 치료에 반응이 불충분한 MuSK 항체 양성 MG 환자에서는 리툭시맙을 조기 치료 옵션으로 고려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5년 4월 28일 보건복지부 고시(제2025-73호)에 따른 요양 급여 기준 개정으로 기존 면역 억제 치료에 불응하거나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사용이 어려운 MuSK항체 양성 MG 환자에서 리툭시맙 투여가 급여로 인정되었다[13]. 적용 대상은 MGFA IIa 이상의 중등도 이상 환자 또는 최근 1년 이내 근무력증 위기가 2회 이상 발생한 경우이며 정해진 용법에 따라 투여 후 재발 시 재투여도 가능하다.
MG 치료 패러다임의 가장 큰 변화는 2017년 이후 등장한 표적 면역 치료제들이다(Table 1). 특히 AChR항체가 신경근육접합부에서 보체 활성화를 유도하고 그 결과 막공격복합체(membrane attack complex)가 형성되어 시냅스후막 손상을 일으킨다는 병태생리적 기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쇄 반응의 핵심 단계인 보체 C5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가 바로 에쿨리주맙(eculizumab)이다. 이러한 약제의 도입은 기존 면역 억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난치성 MG 환자에서 표적 치료라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치료 전략의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에쿨리주맙은 2017년 AChR항체 양성 중증 전신형 근무력증(generalized MG, gMG)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GAIN 연구에서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어 미국 식품의 약국(United State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승인을 받았다[1,14]. 해당 연구에서 26주 시점에 에쿨리주맙군은 위약군 대비 중증 악화 발생을 유의하게 줄였고 일상활동 척도(myasthenia gravis-activities of daily living, MG-ADL) 점수 개선 폭도 더 컸으나 1차 평가 지표로 설정된 순위화 점수의 통계 유의성은 없었다(p=0.069).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적으로 유의한 호전과 삶의 질 개선이 확인되어 에쿨리주맙은 불응 gMG에 대한 최초의 표적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1]. 에쿨리주맙군에서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두통(16%)과 상기도 감염(16%)이었으며 MG 악화는 10%에서 보고되어 위약군(24%)보다 낮았다. 구조 요법이 필요하였던 비율도 에쿨리주맙군이 10%, 위약군이 19%였다. 보체 C5 억제제이므로 치료 전 수막알균 백신 접종이 요구되었으며 시험 기간 중 수막알균 감염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후 에쿨리주맙의 짧은 반감기를 개선한 C5 억제제인 라불리주맙이 개발되어 2022년 미국과 유럽에서 gMG에 승인되었는데, 26주 무작위 대조 3상인 CHAMPION MG 시험에서 MG-ADL 점수 개선이 위약군보다 약 두 배 크고(-3.1점 vs. -1.4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p<0.001) [15]. 라불리주맙군과 위약군 간 전체 이상 반응 발생률과 유형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두통(라불리주맙군 19%, 위약군 26%)이었으며 중대한 이상 반응은 각각 23%와 16%로 보고되었다. 보체 C5 억제 기전이므로 치료 전 수막알균 백신 접종이 요구되었으며 시험 기간 내 수막알균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라불리주맙은 8주마다 투여로 유지가 가능하여 환자 편의성을 높였으며 국내에서도 2023년 식약처 승인을 거쳐 2025년 12월부터 항AChR 양성인 성인 gMG 환자이며 기존 면역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 보험 급여가 적용되었다(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189호) [16]. 급여 기준에 따르면 MGFA 임상 등급 II-IV의 성인 중 최근 1년 내 1회 이상의 근무력증 위기(myasthenic crisis) 발생으로 혈장분리교환술 또는 면역글로불린 주사 치료를 받고 표준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2종 이상)에 불응한 환자가 대상이며 흉선절제술 후 12개월 이내 또는 급성 근무력증 위기 중인 환자는 제외된다. 보체억제제는 중대한 수막알균(meningococcus) 감염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키므로 모든 환자가 투약 최소 2주 전에 수막알균 백신 투여를 받아야 하며 최신의 백신 접종 지침을 따르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기전 치료제의 국내 도입과 보험 급여가 현실화된 사례로 향후 다른 고가 치료제의 급여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질루코플란(zilucoplan)은 자가 주사 가능한 피하 투여형 C5 억제제로 기존 정맥 주사 기반 치료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6,17]. 2023년 RAISE 연구에서 AChR항체 양성 gMG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투여한 결과 MG-ADL 점수는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개선되었고(-4.39 vs. -2.30, p=0.0004) 정량 중증근무력증 점수(quantitative myasthenia gravis score, QMG) 및 중증근무력증 복합 척도(myasthenia gravis composite, MGC) 등 이차 평가변수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17]. 질루코플란군에서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주사 부위 멍(16%)이었으며 두통(15%)과 설사(10%)도 비교적 흔하게 보고되었지만 중대한 이상 반응 및 중증 감염의 발생률은 위약군과 유사하였다. 질루코플란도 보체 C5 억제 기전이므로 투약 최소 14일 전 수막알균 백신 접종이 요구되었지만 시험 기간 중 수막알균 감염은 관찰되지 않았다.
두 번째 획기적 약제 계열은 신생아Fc수용체(neonatal Fc receptor, FcRn)억제제이다[1,6]. FcRn은 immunoglobulin G (IgG) 항체를 분해로부터 보호하여 혈중 반감기를 늘리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저해하면 자가항체를 포함한 병적 IgG 수준을 신속히 감소시킬 수 있다. 최초의 FcRn억제제인 에프가티지 모드(efgartigimod alpha)는 2021년에 발표된 ADAPT 시험에서 위약 대비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었다[18]. 이 연구에서 AChR항체 양성 gMG 환자 중 1차 평가변수인 지속적 반응(MG-ADL 점수≥2점 개선이 4주 이상 유지)에 도달한 비율이 에프가티지모드군 68%로, 위약군 30% 대비 현격히 높았다(p<0.0001). 에프가티지모드군의 77%, 위약군의 84%에서 치료 관련 이상 반응이 발생하였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두통(29% vs. 28%)과 비인두염(12% vs. 18%)이었다. 중대한 이상 반응은 각각 5%와 8%였고 치료 중단은 양 군 모두 4%에서 발생하였으며 사망 사례는 없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에프가티지모드는 2021년 12월 FDA 승인을 받았으며 1주 간격으로 4주 연속 정맥 투여하고 이후 임상 평가에 따라 재투여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투약 후 1-2주 내 임상 증상 개선이 관찰되었다.
이어서 피하 주사 제형인 에프가티지모드-하이알유론산분해효소(efgartigimod PH20)로 적용한 ADAPT-SC (phase 3 비열등성 연구) 및 ADAPT-SC+ (장기 연장 연구) 결과를 통해 정맥형과 동등한 IgG 감소 및 임상 효능(MG-ADL, QMG)을 유지하면서 주 1회 고정 용량으로 투여 편의성과 장기 치료 지속성을 개선하였다[19]. 에프가티지모드-하이알유론산분해효소는 전반적으로 잘 내약되었으며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주사 부위 반응과 두통으로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증이었고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감염은 일부에서 발생하였으나 대다수는 경미한 수준이였고 기회 감염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장기 연장 연구에서도 새로운 안전성 신호 없이 안정적인 프로필이 유지되었다.
2023년 동일 기전의 IgG4 단클론항체 로자놀릭시주맙(rozanolixizumab)을 활용한 MycarinG 3상 결과에서 6주간 피하 주입 요법으로 시험되었으며 6주 시점에 위약 대비 MG-ADL과 중증도 점수의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1,20]. 로자놀릭시주맙에서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두통(로자놀릭시주맙 7 mg/kg 45%, 로자놀릭시주맙 10 mg/kg 38%, 위약 19%), 설사(로자놀릭시주맙 7 mg/kg 25%, 로자놀릭시주맙 10 mg/kg 16%, 위약 13%), 발열(로자놀릭시주맙 7 mg/kg 13%, 로자놀릭시주맙 10 mg/kg 20%, 위약 1%)이었으며 전반적으로 치료군에서 위약군보다 빈도가 높았다. 중대한 이상 반응은 8% (로자놀릭시주맙 7 mg/kg)와 10% (로자놀릭시주맙 10 mg/kg)로 위약군(9%)과 유사하였고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니포칼리맙(nipocalimab)은 FcRn에 고친화도로 결합하는 완전 인간 IgG1 단클론항체로 IgG 재활용을 차단하여 병적 자가항체를 포함한 순환 IgG를 선택적으로 감소시킨다[6,21]. 니포칼리맙군과 위약군 모두 이상 반응 발생률은 동일하게 84%였으며 감염(각 43%)과 두통(14% vs. 17%)의 빈도도 유사하였다. 중대한 이상 반응은 9% vs. 14%로 보고되었고 사망은 총 3건으로 니포칼리맙군에서는 근무력증 위기 1건, 위약군에서는 심정지와 심근경색이 각각 1건씩 발생하였다. 2025년 발표된 Vivacity-MG3 3상 연구에서 항AChR, 항MuSK, 항LRP4 항체 양성 gMG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24주 시점에서 MG-ADL 점수가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개선되었고(-4.7 vs. -3.3, p=0.002), QMG 점수 역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였다[21]. 본 연구는 기존 FcRn억제제의 간헐적 투여 전략과 달리 2주 간격 고정 투여로 지속적 질병 억제가 가능함을 제시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니포칼리맙은 2025년 4월 AChR 및 MuSK항체 양성 gMG (12세 이상)에서 FDA에서 승인을 받았다[22].
이네빌리주맙(inebilizumab)은 CD19를 표적으로 하는 B세포 고갈 치료제로 CD20 음성 형질모세포(plasmablast) 및 일부 형질세포(plasma cell)까지 포함하여 병적 항체 생성 세포를 보다 광범위하게 제거한다[6,23]. 2025년 발표된 MINT 3상 연구에서 항AChR 또는 항MuSK항체 양성 gMG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26주 시점 MG-ADL 점수는 위약 대비 유의하게 더 크게 감소하였고(-4.2 vs. -2.2, p<0.001) QMG 점수 역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23]. 이네빌리주맙군에서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두통(이네빌리주맙군 15% vs. 위약 7%), 기침, 비인두염, 주입 관련 반응, 요로 감염이었으며 전체 이상 반응 발생률은 위약군과 유사하였다. 중대한 이상 반응의 발생률 또한 위약군보다 증가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수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필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스테로이드 점진 감량(tapering)을 병행하면서도 임상 안정성을 유지하였다는 점에서 CD19 표적 치료가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질병 조절 치료로 기능할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국내 의료 환경에서는 새롭게 승인되는 약물들이 일반적인 환자보다는 중증 또는 난치 환자들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난치 MG 환자에 대한 치료 기준이나 전문가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2024년 대한신경면역학회에서는 난치 MG 환자의 치료에 대한 전문가 권고 합의안을 발표하였다[24]. 난치 MG는 충분한 용량과 기간의 스테로이드와 적어도 2종류의 비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MGFA II 등급 이상 신체 기능 제한이 있거나 위해 효과로 인하여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로 정의된다. 기능 평가는 MG-ADL, QMG, MGC 등 정량 임상 척도를 권고하며[25] 치료는 항체 아형에 따라 AChR항체 양성 환자에서는 B세포 고갈 치료(리툭시맙), 보체억제제, FcRn억제제, MuSK항체 양성 환자에서는 B세포 고갈 치료가 권고된다. 이러한 합의는 라불리주맙의 급여 기준에 근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신약의 급여 기준 설정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MG에서는 과거 단계(stepwise) 면역 억제 접근에서 2017년 이후 임상시험에서 유례없이 높은 반응률과 빠른 효과 발현이 입증되었다(Table 1). 그로 인하여 조기 집중 치료 및 표적 치료 기조로 변화하고 있으며 환자별 항체와 전신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신약들은 주로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또는 불응 MG를 적응증으로 승인되었으나 향후 연구를 통해 초기 단계 환자나 항체 음성 환자로의 적용 확장도 검토되고 있다.
2. 근위축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는 진행 신경퇴행질환으로 상위 및 하위 운동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파괴되어 운동계 증상으로 사지 근력 저하와 근위축, 숨뇌마비 증상, 호흡 부전을 초래하며 최근에는 인지장애, 통증, 피로감 등의 비운동 증상과 임상 경과와의 연관성도 설명되고 있다[8,26-28]. 대부분 산발성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는 가족성 ALS이며 SOD1유전자 변이를 포함하여 40여 개 이상의 유전자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29-32].
1) 최신 가이드라인
ALS 치료에 관한 가장 최근의 권고 사항은 2024년 발표된 유럽신경과학회(European Academy of Neurology, EAN) 가이드라인에서 정리되었다(Table 2) [8]. 가장 중요한 변화는 리루졸을 모든 ALS 환자에서 진단 시점부터 지속 투여하도록 강력히 권고한 점이다. 리루졸은 기존 정제 외에도 경구 현탁액 및 혀 밑 붕해 필름 제형이 개발되어 삼킴곤란이 흔한 ALS 환자에서 복용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33]. 국내에서도 2022년 5월 리루졸 현탁액 제형이 허가되어 사용 가능하므로 실제 임상에서 연하곤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 반면 2017년 이후 도입된 신약들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근거 평가가 적용되었다.
일본에서 개발된 항산화제인 에다라본(edaravone)은 엄격하게 선별된 초기 ALS 환자군에서 위약 대비 24주 추적 기간 동안 근위축측삭경화증기능평가척도 개정판(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functional rating scale-revised, ALSFRS-R) 점수 감소 속도를 유의하게 둔화(에다라본, -5.01 vs. 대조군, -7.50; p=0.0013)시킨 단일 3상 무작위 대조 시험 결과를 근거로 효과가 입증되었으나 일반 ALS 환자 전체로의 효과 확장은 제한적임이 명확히 제시되었다[34]. 2017년 일본 및 미국에서 조건부 승인되었는데 EAN 지침은 에다라본을 일부 환자에서 고려 가능하나 전반적 근거의 질은 낮음으로 기술하며 투여 결정을 환자-의료진이 개별화하도록 하였다[8]. 아시아-태평양 지역 ALS 치료 및 연구 컨소시엄(Pan-Asian Consortium for Treatment and Research in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PACTALS) 권고안에서는 에다라본을 질병 조절 치료로서 약한 권고 수준에서 경증 및 초기 ALS 환자에 한해 리루졸을 병용하면서 치료 부담과 삶의 질을 충분히 논의한 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Table 2) [4]. 에다라본은 2017년 미국 FDA에서 정맥 주사 제형이 승인되었고 2022년에는 약동학 동등성을 근거로 경구 현탁액(105 mg) 제형이 추가 승인되어 현재 두 제형 모두 사용 가능하다[35]. 경구 제형은 정맥 주사 60 mg과 유사한 노출을 보여 임상 효과 차이는 없는 것으로 간주되며 장기 연장 연구에서도 최대 144주까지 새로운 안전성 신호 없이 일관된 내약성을 보였다[36]. 국내에서는 정맥 주사 제형이 2015년 승인된 이후로 처방이 가능하며 국내 관찰 연구에서도 에다라본은 ALSFRS-R 감소 속도를 다소 완만하게 하는 비교적 절제된 진행 억제 효과와 함께 전반적으로 양호한 안전성을 보였다[37]. 또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기능 저하가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되었으며 중대한 약물 관련 이상 반응 없이 안정적인 내약성 프로필이 유지되었다[38]. 국내에서 경구 현탁액은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20년대 들어 등장한 병터 표적 치료 중 가장 주목받았던 AMX0035 (sodium phenylbutyrate + taurursodiol)는 초기 CENTAUR 연구에서 기능 저하 지연과 생존 연장 가능성을 보이며[39] 2022년에 FDA 승인을 받았으나 이후 진행된 PHOENIX 3상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2024년 이후 미국 등 시장에서 철회되었다[4].
최근에 진행되는 획기적 접근 방법으로는 안티센스 올리고뉴 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기반 유전자 표적 치료가 있다[40,41]. 전체 ALS 중 약 2%를 차지하는 SOD1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들을 위한 ASO 제제 토퍼센(tofersen)이 2023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C9ORF72 표적 ASO 치료제와 FUS 유전자 돌연변이 ASO, ATXN2유전자 표적 ASO 등이 연구 중이다[8,41]. 토퍼센은 돌연변이 SOD1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하여 독성 SOD1 단백질 축적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2022년 VALOR 3상 시험 결과 임상기능 지표(ALSFRS-R 점수)의 28주 시점 1차 분석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진 못하였으나 CSF 내 SOD1 단백질 농도를 기저치 대비 29% 감소(위약군 16% 증가, 위약 대비 약 45% 차이)를 보이고 신경 손상 생물표지자인 혈중 신경잔섬유 경쇄(neurofilament light chain, NfL) 농도를 기저치 대비 60% 감소(위약군 20% 증가, 위약 대비 약 80% 차이)를 보이는 강력한 생물학적 효과를 입증하였다[40]. 공개 연장 연구에서 조기 투여군이 지연 투여군보다 장기 생존과 기능 유지에 유리함이 관찰되었다. FDA는 2023년 4월 토퍼센을 신속 승인하면서 혈중 NfL 감소를 약물 효과의 보조적 증거로 활용하였는데, 이는 신경퇴행질환 분야 최초로 생물표지자를 승인 판단에 고려한 사례로 큰 주목을 받았다. EAN 가이드라인 역시 SOD1-ALS 환자에서 토퍼센 투여를 권고하며 더 나아가 모든 ALS 환자에 대해 진단 초기 단계에서 유전 상담과 유전자 검사를 제안함으로써 향후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유전자 표적 치료에 대비하도록 하였다[4,8]. 최근 발표된 독일 조기 접근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실사용 코호트(24명)에서 토퍼센 치료 후 ALSFRS-R 진행 속도는 월 0.11점으로 비교적 완만하였으며 혈중 NfL과 CSF 인산화 신경잔섬유 중쇄(phosphorylated neurofilament heavy chain)가 유의하게 감소하여 질병 조절 효과의 생물학적 근거가 확인되었다. 치료는 전반적으로 안전하고 내약 가능하였으나 다수에서 뇌척수액세포증가증(pleocytosis) 및 면역글로불린 합성이 관찰되어 무증상 자가면역중추신경계염증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42].
뉴덱스타(nuedexta [dextromethorphan 20 mg and quinidine 10 mg])는 감정실금(pseudobulbar affect)에 대한 치료로 2011년 FDA에 승인을 받았으며 ALS 환자에서 말하기나 삼킴 등 숨뇌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보고되었다. 국내에서는 환자 요청 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4,43]. 초고용량 메틸코발라민은 초기 ALS 환자에서 질병 진행 억제 가능성을 보인 연구가 보고된 약물로[4,44] 국내에서도 희귀의약품 절차를 통해 도입하여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
ALS에서 세포 치료(cell therapy)는 주로 자가 골수 유래 중 간엽줄기세포(bone marrow-derived mesenchymal stem cell)를 활용하여 신경영양인자 분비 증가, 염증 조절,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유도하는 기전 접근으로 개발되고 있다[4]. 국내에서 조건부 허가된 lenzumestrocel (뉴로나타-알)은 초기 연구와 외부 대조군 비교에서 생존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였으나[45,46] 무작위 위약 대조 3상(ALSUMMIT) 전체군에서는 1차 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였다[47]. 다만 질병 진행이 느린 하위군에서 기능, 호흡, 생물표지자 개선 지표가 관찰되어[48] 환자군 선별 기반 정밀의료 전략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종 평가와 승인에 대해서는 규제 기관 협의 과정이 진행 중이다.
2) 생물표지자와 정밀의학
앞서 언급한 유전자 돌연변이는 ALS 분류와 치료 결정에 핵심적인 생물표지자이다[29,49]. 산발성 ALS 환자의 약 10% 내외에서도 병적 유전자 변이가 발견될 만큼(특히 C9ORF72, SOD1, FUS, TDP-43유전자 등)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여러 유전자형에 따른 표현형 차이도 밝혀지고 있다.
체액 생물표지자로는 NfL과 아교세포섬유산성단백질(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 등이 주목받는다[49,50]. 특히 NfL은 ALS에서 질병 진행 속도와 예후를 비교적 잘 반영하며 토퍼센의 유효성 판정에도 사용된 바 있다[40]. 혈장 NfL 수치가 정상인의 수십 배로 상승한 ALS 환자는 예후가 불량하고 질병 진행이 빠른 경향이 있으므로 임상에서 환자 상담이나 치료 선택에 참고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PACTALS 2025에서는 lenzumestrocel (뉴로나타-알)의 무작위 위약 대조 3상(ALSUMMIT) 연구 결과 중 생물표지자 분석 자료가 발표되었으며 투여군에서 NfL과 단핵구 화학쏠림단백질(monocyte chemoattractant protein-1) 수치가 안정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러한 생물표지자 변화가 기능적 임상 지표의 개선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 생물 표지자 변화와 임상적 개선 간의 연계성이 제시되기도 하였다[48]. 다만 아직 NfL 등의 생물표지자 모니터링이 일상적인 진료 내에서는 권장되지는 않으며, 환자 간 기저치와 변동폭에 대한 해석이 표준화되어야 한다.
ALS 분야는 수십 년간 유효한 질병 조절 치료가 추가로 개발되지 않았으나 최근 ASO와 같은 정밀의학 기반 치료제 승인과 함께 임상과 중개 연구 전반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HEALEY ALS와 TRICALS와 같은 플랫폼 임상시험(platform trial) 설계의 도입은 제한된 환자군에서 다수의 후보 약물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여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성공 사례와 신약 개발 속도를 유례없이 활발하게 하고 있다[4,7,51].
결 론
최근 수년 이내에 MG와 ALS와 같은 신경근육계 희귀 질환의 치료 영역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52-54]. MG에서는 과거 일률적인 면역억제제의 접근에서 벗어나 표적 치료제들을 국내외에서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임상 양상과 항체 아형에 따른 맞춤 전략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나 2025년 12월 라불리주맙 급여 고시가 발표된 이후로 신경과 임상 현장에서는 예방 중심 전략과 급여 기준 사이의 간극으로 인하여 고위험 환자에서 적절한 시점에 기전 기반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16,55]. 그중 1) 최근 1년 내 근무력증 위기 발생 요건의 삭제 또는 완화, 2) 혈장분리교환술이나 면역글로불린 선행 조건 재검토, 3) 근무력증 위기 발생 시 일괄 중단 기준의 합리적 개선, 4) 최소 증상 상태 달성을 목표로 한 조기 개입 허용 등이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장기적으로는 질병 활성도와 예후 위험도를 반영한 전 세계적인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견줄 수 있는 급여 체계를 마련하여 기전 기반 신약 치료의 임상적 가치가 실제 진료 환경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약물 접근성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ALS 분야에서도 오랜 침체 끝에 극소수이지만 신규 약품이 승인되어 환자 생존 연장과 삶의 질 개선에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특히 유전자 치료의 시대를 여는 토퍼센의 등장은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 패러다임에 전환점을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다.
신경근육질환에서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분자병리 기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환자 아형 구분과 조기 치료 개입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근육질환에서 재정 독성(financial toxicity)은 고가의 만성 치료와 소득 감소, 돌봄 부담이 결합되어 치료 접근성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를 뜻한다. 사회는 적정 약가와 보장성 강화를 통해 이를 완화해야 하며 의료진은 치료 효과뿐 아니라 재정 위험을 평가하고 환자와 공유할 책임이 있다[56-58]. 국내의 경우 MG에서 새로운 표적 치료제의 보험 적용이 시작된 만큼 실사용 데이터 수집과 장기 안전성 감시를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보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2024-2025년 신경근육질환 분야는 정밀 및 개인화 치료와 조기 적극적 개입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환자 개별 예후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난치 신경근육질환 극복을 향한 중요한 진전으로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경험 축적을 통해 치료 성과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Notes
ACKNOWLEDGE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CN Research Foundation for Rare Dis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