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과다졸림의 원인이 되는 수면장애에서 약물 사용: 최신 진료지침과 국내 현황
Pharmacotherapy for Excessive Daytime Sleepiness in Sleep Disorders: Comparative Guidelines and the Clinical Landscape in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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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 is a prevalent symptom that significantly impairs quality of life and poses substantial public health risks. A precise differential diagnosis is crucial, beginning with common causes such as insufficient sleep, circadian rhythm sleep-wake disorders, and sleep-disrupting conditions like obstructive sleep apnea (OSA), before proceeding to the central disorders of hypersomnolence. This review provides a comprehensive overview of pharmacological agents for the treatment of EDS, including modafinil/armodafinil, pitolisant, solriamfetol, sodium oxybate, methylphenidate, and amphetamines. We provide a comparative analysis of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and regulatory status in the United States, Europe, and Japan, highlighting differences in first-line recommendations, approved indications, and therapeutic algorithms for conditions such as narcolepsy, idiopathic hypersomnia, residual EDS in OSA, and shift-work sleep disorder. Furthermore, we address the unique clinical landscape in South Korea, where significant discrepancies exist between drug approvals and reimbursement criteria. Limited health insurance coverage, the unavailability of key medications such as solriamfetol and sodium oxybate, and the recent withdrawal of pitolisant from the market severely restrict therapeutic options. These challenges create a substantial unmet need, particularly for pediatric patients and those with OSA-related residual sleepiness or shiftwork disorder. This review highlights the pressing need to improve patient access to evidence-based treatments in South Korea and to generate domestic real-world data to support clinical decision-making and health policy revision.
서 론
주간과다졸림(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은 일반적으로 낮과 같이 우리가 주로 깨어 있는 시간 동안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며 이로 인하여 참기 어려운 수면의 욕구가 나타나거나 의도치 않게 잠시 졸거나 수면 상태로 빠져들게 되는 것을 말한다. 과다 수면(hypersomnia)은 하루 24시간 동안 수면 시간이 늘어나거나 객관적으로 평가된 수면 과다 욕구를 말하며 특히 수면 부족이 없는 상황에서 24시간 중 11시간 이상 수면이 필요하다고 객관적으로 평가된 경우이다[1]. 수면관성/수면무력증(sleep inertia)은 아침이나 낮잠 후 깨어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상태로 자주 다시 잠에 들고 경각성(vigilance)이 떨어지면서 인지능력 저하가 몇 분에서 수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잠에 취한 상태(sleep drunkenness)는 혼동(confusion)과 둔함(clumsiness)을 보이는 보다 극심한 형태의 증상을 말한다. 이와 함께 환자 증상을 평가할 때 수면 관련 증상과 꼭 구분해야 하는 표현들이 있다. 침대애착증(clinophilia)은 실제 수면 시간이 늘어난 증거 없이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지내는 경우를 말하며 피로(fatigue)는 자발적인 활동을 시작하거나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체 또는 정신 탈진 상태로 휴식이나 수면을 늘려도 증상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 무감동/무관심(apathy)은 자발적이거나 목적 있는 행동이 눈에 띄게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2].
환자가 EDS를 호소할 때는 피로(fatigue)와 같은 유사 증상과의 정확한 구별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이후 환자와 의사가 비교적 간과하기 쉽지만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원인은 수면 부족과 하루주기리듬수면각성장애(circadian rhythm sleep-wake disorders)이다. 따라서 환자의 수면 습관과 스케줄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상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 다음으로 자주 깨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다양한 수면장애를 감별해야 한다. 우선 소음, 온도, 빛, 침구나 침대 파트너 등 수면 환경을 점검하고 폐쇄수면무호흡(obstructive sleep apnea, OSA)을 포함한 수면관련호흡장애(sleep related breathing disorder), 주기사지운동장애(periodic limb movement disorder), 위식도역류병(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통증, 심부전, 졸림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 및 동반된 내과 질환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와 같은 흔한 원인을 배제한 뒤에야 기면병을 포함한 과다 졸림의 중추장애(central disorders of hypersomnolence)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진행될 수 있다[3]. 야간 수면다원 검사(polysomnography)를 통해 EDS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수면장애를 감별한 후 주간 수면잠복기 반복 검사(multiple sleep latency test, MSLT)를 시행하여 평균 수면잠복기로 EDS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입면기 렘수면(sleeponset rapid eye movement, SOREM)의 출현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EDS는 매우 흔하여 일반 인구의 최대 30%에서 영향을 미치며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직업적 문제를 야기하고 공공안전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4]. 이는 임상 진료에서 흔히 마주하는 문제이자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EDS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약물 치료를 정리하고 최근 발표된 각국의 진료지침과 더불어 국내 현황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
1. 주간과다졸림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
1) 모다피닐(modafinil)과 아모다피닐(armodafinil)
모다피닐과 아모다피닐은 작용 기전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비전형 각성촉진제로 시상하부의 오렉신(orexin)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도파민 재흡수를 약하게 억제하여 각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전통적 중추신경자극제와는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여 의존성 및 오남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장점이다. 아모다피닐은 모다피닐의 R-이성질체로 더 긴 반감기를 통해 안정적인 혈중 농도를 유지한다[6].
장기간 관찰 연구에서 모다피닐은 각성 개선 효과는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7]. 또한 기면병과 특발과다수면 환자의 운전 능력을 평가한 연구에서 위약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여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함이 입증되었다[8]. 여러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도 기면병과 OSA 환자의 주간졸림을 유의하게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8].
현재 EDS 치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1차 약제로, 미국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AASM) 진료지침에서는 기면병과 특발과다수면 환자에서 모다피닐을 강한 권고(strong recommendation) 약제로 제시하였다[9].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은 기면병뿐만 아니라 OSA 관련 졸림 및 교대근무수면장애(shift work sleep disorder, SWSD)에 대해 승인하였으며[10] 유럽에서도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 승인이 존재하나 일부 국가는 안전성 문제로 제한을 두고 있다[11]. 일본에서는 모다피닐만 승인되어 기면병과 OSA 보조 치료 등에 사용 중이며 국내에서는 모디피닐과 아모다피닐 모두 사용 가능하나 성인 기면병에 한하여 요양 급여가 인정된다.
모다피닐은 하루 100-400 mg을 하루 1-2회, 또는 교대 근무 전에 사용하며 흔한 부작용은 두통, 구역, 신경과민 등이 있고 드물지만 스티븐스-존슨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과 같은 심각한 피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초기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2) 피톨리산트(pitolisant)
피톨리산트는 뇌의 히스타민H3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길항/역작용제로 각성을 조절하는 히스타민신경세포의 활성을 증가시켜 자연스러운 각성을 유도한다[12].
HARMONY I 및 HARMONY CTP 연구를 통해 기면병 환자에서 EDS와 탈력발작(cataplexy)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이는 다른 각성제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장점이다[13]. 또한 소아 기면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14]. OSA 환자에서도 지속 양압기(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 치료 후 잔존과다졸림(residual excessive sleepiness, OSA-RES)에 대해 효과적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CPAP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EDS에 대한 효과가 보고되었다[15].
EDS의 1차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하며 AASM 진료지침에서 기면병의 EDS 및 탈력발작에서 강한 권고, 특발과다수면에서 조건부로 제안(conditional recommendation)하였다[9]. 미국 FDA와 유럽 EMA 승인을 받아 성인 및 6세 이상 소아 기면병 환자의 EDS 또는 탈력발작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2021년부터 성인 OSA-RES까지 적응증이 확대되었다[16]. 일본에서는 아직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일본 내 3상 임상시험의 성공적 결과에 따른 허가 신청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 성인 기면병 환자에서 요양 급여가 인정되어 사용되었으나 2024년 제약사의 국내 공급 철수와 품목 허가 자진 취하로 인하여 현재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만 가능하다.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므로 수주에 걸쳐 용량을 5 mg으로 시작하여 40 mg까지 증량하며 사용해 볼 수 있다. QT연장 및 다른 약물과의 병용에 주의가 필요하며 중증 간장애 환자에게 금 이다. 흔한 부작용은 두통, 불면, 체중 증가, 불안, 구역 등으로 비교적 경미한 편이다[17].
3) 솔리암페톨(solriamfetol)
솔리암페톨은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dopamine-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로 시냅스 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를 높여 강력한 각성 효과를 나타낸다[18].
기면병 및 OSA 환자를 대상으로 한 TONES 연구에서 위약 대비 EDS의 용량 의존적인 졸림 개선 효과를 확인하였으며[19]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효과가 1년 이상 지속되어 장기 치료 효과를 입증하였다[20].
EDS의 1차 치료제로 사용 가능하며 AASM 2021 진료지침에서 기면병에 강한 권고 약제로 제시하였다[9]. 미국 FDA와 유럽 EMA 승인을 받아 기면병 및 OSA 환자의 EDS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일본과 국내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신속한 효과 발현이 장점이나 혈압 및 심박수 상승 위험이 있어 심혈관계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두통, 오심, 식욕 감소, 불안, 불면 등이 보고된다[21].
4) 옥시베이트나트륨(sodium oxybate)
옥시베이트나트륨은 중추신경억제제인 감마하이드록시부티르산(γ-hydroxybutyric acid)의 나트륨염으로 GABA-B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간에 복용하여 비정상적인 수면 구조를 정상화하고 서파수면 증가 및 렘수면 안정화을 통해 주간졸림과 탈력발작을 근본적으로 개선한다[22].
기면병 치료의 표준 약물 중 하나로 2002년 다기관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기면병 환자의 EDS와 탈력발작 모두를 유의하게 개선하여 두 증상을 모두 조절해야 하는 환자에게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23]. 최근 기존 제제의 높은 나트륨 함량을 개선한 저나트륨옥시베이트 제제(Xywav®)가 개발되어 심혈관계 부담을 줄였으며 특발과다수면에도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치료 영역을 확장하였다[24]. AASM 2021 진료지침에서 기면병의 EDS 및 탈력발작에서 강한 권고, 특발과다수면에서 조건부 약제로 제시하였다[9]. 유럽에서도 기면병, 특히 탈력발작이 동반된 경우에 EMA 승인하에 사용 중이다. 일본과 국내에서는 승인되지 않아 임상 현장에서 접근할 수 없다.
밤에 2회 복용하는 독특한 용법을 가지며 최근 승인된 장시간형 1회 복용 제제(LUMRYZ®)도 사용할 수 있다. 오남용 위험이 있어 미국에서는 위험 관리 프로그램(Risk Evaluation and Mitigation Strategy, REMS) 관리하에 처방된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진정, 현기증, 구역, 야뇨증, 몽유병,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OSA 및 중증 폐질환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고 알코올이나 다른 중추신경억제제와 병용 시 호흡 억제 등 치명적 위험이 있어 금기이다[25].
5)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메틸페니데이트는 대표적인 중추신경자극제로 뇌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차단하여 시냅스 내 농도를 증가시켜 각성 효과와 집중력을 높인다[26].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약물로 기면병의 EDS에 대한 효과는 입증되었으나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최근에는 서방형 제제를 통해 작용 시간을 늘리고 의존성 위험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27]. 탈력발작에는 효과가 없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9].
AASM 2021 진료지침에서 기면병과 특발과다수면 치료에 조건부로 제안하고 있으며 미국 FDA에서 승인되어 기면병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에서 제한적으로 승인되어 있으며[28,29] 국내에서는 성인 기면병(수면발작)과 소아 및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에서 사용이 가능하나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어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반감기가 2-7시간으로 짧아 복용 후 효과가 빨리 나타나며 하루 10-60 mg 용량을 2회에서 4회 정도로 나누어 복용할 수 있다. 두통, 불면, 불안, 식욕 부진, 체중 감소, 오심, 심계항진 등의 부작용이 흔하며 장기 사용 시 의존성이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30].
6) 암페타민(amphetamine)
암페타민은 메틸페니데이트보다 더 강력한 중추신경자극제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할 뿐 아니라 신경 말단에서 직접 유리를 촉진하여 매우 강력한 각성 효과를 나타낸다[31].
강력한 효과 덕분에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EDS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다. 덱스트로암페타민(dextroamphetamine) 의 경우 AASM 2021 진료지침에서 기면병 치료의 조건부 약물에 해당하며9 암페타민 복합염(adderall, IR)과 함께 미국 FDA에 승인되어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승인되어 있으며[11] 일본과 국내에서는 사용이 제한되어 있다[29].
효과는 강력하지만 부작용과 의존성 위험이 크므로 1차 치료제로 권고되지 않는다. 혈압 상승, 빈맥, 정신병 증상 유발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되며 대부분의 최신 진료지침에서 다른 안전한 약물들을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32].
위에서 언급한 주간과다졸림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은 Table 1에 정리하였다.
2. 주간과다졸림에 대한 각 국가별 약물 치료 지침
1) 과다졸림의 중추장애(central disorders of hypersomnolence)
(1) 성인 기면병
과다졸림의 중추장애 치료에 대한 AASM 2021 임상 진료지침에서 성인 기면병의 EDS 치료와 관련하여 모다피닐, 피톨리산트, 옥시베이트나트륨, 솔리암페톨을 강한 권고사항으로 제시하였고 아모다피닐, 덱스트로암페타민, 메틸페니데이트를 조건부로 제안하였다[9].
2021년에 발표된 기면병 치료의 유럽 지침에서는 EDS만 있거나 주요 증상인 경우 모다피닐, 피톨리산트, 솔리암페톨을 1차 라인 약제로 제시하고 있으며 용량 조절 후에도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다른 1차 라인 약제로 교체해 본 후 실패하면 2차 라인으로 진행하게 된다. 2차 라인에는 피톨리산트와 모다피닐 또는 솔리암페톨의 복합 요법, 옥시베이트나트륨과 다른 각성제의 복합 요법을 사용하거나 옥시베이트나트륨, 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중 단독 요법으로 바꾸어 볼 것을 제시하고 있다. EDS와 탈력발작이 있는 경우 1차 라인으로 옥시베이트나트륨 또는 피톨리산트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모다피닐, 피톨리산트, 솔리암페톨 중 한 가지와 함께 벤라팍신(venlafaxine)/저용량 클로미프라민(low dose clomipramine) 혹은 옥시베이트나트륨 복합 요법을 제시하였고 용량 조절 후에도 반응이 충분하지 않다면 2차 라인으로 복합 요법 중 벤라팍신/저용량 클로미프라민과 옥시베이트나트륨을 서로 교체해 보거나 세 가지를 모두 사용해 보거나 벤라팍신/저용량 클로미프라민을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해 보도록 하고 있다. EDS 및 탈력발작과 함께 야간 수면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 옥시베이트나트륨 단독 사용이나 옥시베이트나트륨, 1차 각성제와 함께 벤라팍신/저용량 클로미프라민을 추가로 고려하거나 각성제 중 한 가지, 벤라팍신/저용량 클로미프라민과 함께 단기간 z-drug를 사용해 보도록 제시하고 있다[11].
(2) 소아 기면병
AASM 2021 임상 진료지침에서 소아 기면병의 경우 모다피닐, 옥시베이트나트륨을 조건부로 제안하였다[9].
2021 유럽 치료지침에서는 소아의 경우 EDS만 있거나 주요 증상인 경우 모다피닐, 메틸페니데이트, 옥시베이트나트륨, 암페타민과 함께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피톨리산트까지 단독 요법으로 사용해 보도록 제시하고 있다. EDS 및 탈력발작이 있는 경우 옥시베이트나트륨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모다피닐 또는 메틸페니데이트와 함께 복합으로 사용해 본 후 모다피닐, 메틸페니데이트, 벤라팍신의 복합 요법이나 옥시베이트나트륨과 함께 모다피닐, 메틸페니데이트, 또는 피톨리산트, 벤라팍신/저용량 클로미프라민 혹은 다른 항우울제를 함께 시도해 보도록 하고 있다. EDS 및 탈력발작과 함께 야간수면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 옥시베이트나트륨 단독 사용이나 옥시베이트나트륨, 1차 라인 각성제와 함께 벤라팍신/저용량 클로미프라민을 추가로 고려해 보도록 제시하고 있다[11].
(3) 특발과다수면(idiopathic hypersomnia)
미국 AASM 2021 임상 진료지침에 따르면 성인 특발과다수면 환자의 EDS 개선에 대한 유효성 근거가 가장 명확하기 때문에 1차 치료제로 모다피닐을 강력히 권고하였고 클래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메틸페니데이트, 피톨리산트, 옥시베이트나트륨을 조건부로 제안하였다[9].
2017년 프랑스에 발표된 전문가 합의에 따르면 모다피닐을 효과적인 1차 약물로 제시하였고(grade B) 2차로 메틸페니데이트를 사용하며 두 약물에 저항성이 있는 경우 피톨리산트와 옥시베이트나트륨을 선택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고 마지막으로 덱스트로암페타민을 주의하여 시도해 볼 것을 제시하고 있다(grade C) [33].
일본의 교과서 및 진료지침에서는 수면 위생 및 규칙적 수면 등 비약물 요법을 기본으로 일상 기능을 저해하는 뚜렷한 졸림이 지속될 때 각성제의 사용을 고려한다. 이 중 일본에서 특발 과다수면에 대해 유일하게 승인된 약물은 모다피닐이다[34].
2) 주간과다졸림의 원인이 되는 수면장애
(1) 폐쇄수면무호흡의 잔존과다졸림
OSA의 1차 치료인 CPAP를 적절히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 고 12-65%에서 OSA-RES가 관찰된다[36].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 분석에서 CPAP 최적화 후 OSA-RES를 대상으로 한 약물치료가 엡워스졸림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 ESS) 평균 -2.73점(95% confidence interval [CI], -3.25 to -2.20), 각성 유지 검사(maintenance of wakefulness test, MWT) +6.00분(95% CI, 2.66-9.33) 개선을 보였고 ESS 감소 효과는 솔리암페톨(-3.36점), 피톨리산트(-3.10점), 모다피닐(-2.57점) 순으로 비교 우위를 보였다[37]. 또 다른 최근 네트워크 메타 분석에서 피톨리산트, 솔리암페톨, 모다피닐은 OSA 환자의 각성 유지에 있어 유사한 효능을 보였으며 피톨리산트는 솔리암페톨과 모다피닐에 비해 안전성 프로파일과 유익성-위험성 비율이 더 우수하였다. 전체 및 심혈관 안전성 위험비는 피톨리산트가 여러 심혈관계 동반 질환을 가진 OSA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일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38]. 솔리암페톨은 OSA-RES 무작위 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인 TONES-3에서 MWT와 ESS 모두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19]. 피톨리산트는 CPAP 순응군 및 비순응/거부군에서 ESS 개선을 입증하였고 이후 장기 분석에서도 일관된 유효성과 허용 가능한 안전성이 보고되었다[13]. 모다피닐과 아르모다피닐 역시 OSA-RES 개선 효과가 메타 분석에서 확인되었다[39].
미국 AASM의 성인 OSA 치료 임상지침은 효과적인 CPAP 치료에도 EDS가 지속되고 다른 원인이 배제된 경우 모다피닐을 표준 권고로 제시하였다[40]. 이후 AASM은 성인 OSA의 CPAP 치료 임상지침을 통해 1차 치료의 핵심을 재강조하였고 OSA-RES 약물 치료에 대한 별도의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을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실제 처방은 FDA 승인에 따르는데 솔리암페톨은 기면병 또는 OSA 관련 EDS의 각성 개선으로 허가되어 있으며(기저 기도 폐쇄 치료의 대체가 아님이 명시) 혈압 및 심박수 모니터링 권고가 병기된다[41]. 모다피닐 및 아모다피닐도 OSA 관련 EDS 적응증을 가진다(역시 기도 폐쇄 치료 대체 불가와 CPAP 병행 전제가 명시) [42].
유럽 EMA는 2020년 솔리암페톨을 성인 기면병과 OSA의 EDS 개선으로 승인하였고[20,41] 피톨리산트를 2021년 성인 OSA의 EDS 개선(기저 치료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반응하지 않는 경우)으로 승인하였다[16]. 영국 국립의료임상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 지침에서는 피톨리산트와 솔리암페톨에 대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 기반하여 비용 효과성 측면에서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으나 EDS를 줄이는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하였다. 유럽호흡기학회(European Respiratory Society, ERS)는 CPAP 최적화 후 OSA-RES의 평가 및 치료 알고리즘을 제시하고 적절한 선별 및 동반 질환 관리와 함께 각성 약물의 선택 사용을 제안하며 모다피닐과 아모다피닐, 솔리암페톨, 피톨리산트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였다[43].
일본호흡기학회(Japanese Respiratory Society, JRS) OSA 진료지침은 OSA 치료의 표준으로 CPAP 최적화 및 생활요법을 강조하며 OSA-RES의 체계적 재평가를 권고한다[44]. 약물 사용과 관련해서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harmaceuticals and Medical Devices Agency, PMDA) 승인 문서에 따르면 모다피닐은 CPAP를 시행함에도 EDS가 지속되는 OSA 환자의 각성 개선에 대해 적응증 및 용법, 주의사항이 명시되어 있다(OSA의 기저 증상 및 기도 폐쇄 자체에는 효과 없음). 일본인 OSA-EDS 대상 RCT에서도 모다피닐의 유효성과 내약성이 보고되었다[45]. 반면 피톨리산트와 솔리암페톨은 현재 일본 내 OSA의 EDS 적응증으로 승인되어 있지 않다.
(2) 교대근무수면장애
SWSD는 야간 및 교대 근무로 인한 내인성 생체시계 불일치로 발생하는 수면장애로 주된 문제는 근무 중 졸림과 비근무 시간대의 불면 및 수면의 질 저하이다. 시간 제한 빛 노출, 수면 위생 강화, 전략적 낮잠 및 카페인 사용, 퇴근 후 수면 보충 등 비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하나 일부에서는 각성 약물이 근무 시간의 졸림 감소에 사용된다[46].
미국 AASM 하루주기리듬수면각성장애 임상 진료지침에서 SWSD 환자의 야간 근무 시 모다피닐을 각성 개선 치료제로 제시하고 있다[46]. 아모다피닐도 SWSD 환자에서 유효성 연구가 축적되어 있으며 RCT 연구에서 야간 근무 중 수면잠복기와 주관적 졸림을 개선하였다[47]. 이에 FDA는 SWSD와 관련된 EDS 치료에 두 약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였다.
유럽에서는 SWSD 치료에 대한 접근법이 미국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며 특히 모다피닐의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전에 인정되었던 만성적인 SWSD와 관련된 EDS 적응증은 공식적으로 삭제되었다[48]. 따라서 현재 유럽 내에서 SWSD 치료를 위해 공식적으로 승인된 각성 약물은 없는 상태이며 일부 국가에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오프라벨(off-label) 처방이 가능할 수 있으나 이는 환자 전액 부담을 원칙으로 한다.
일본 역시 SWSD에 대해 공식적으로 승인된 약물은 없으며 진료지침에서도 SWSD 치료는 주로 광 치료, 수면 스케줄 조절 등 비약물 요법을 중심으로 권고하고 있다[49].
3) 기타 질환으로 인한 주간과다졸림
(1) 알파시누클레인병(alpha-synucleinopathies)에서 과다수면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의 경우 AASM 2021 임상진료지침에서 모다피닐과 옥시베이트나트륨의 사용이 조건부로 제안되었으며9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AAN) 비운동 증상 치료지침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주관적 EDS의 개선을 위해 모다피닐이 고려되어야 한다(should be considered)고 권고하였다(level A) [50]. 영국 NICE 진료지침에서도 파킨슨병 환자의 EDS 치료를 위하여 모다피닐을 고려하고 복용 중인 환자는 최소 12개월마다 추적 평가하도록 제안하고 있다[51]. 국제 파킨슨병 및 운동질환학회(International Parkinson and Movement Disorder Society, MDS)의 근거 기반 업데이트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EDS에서 모다피닐의 유효성 및 안전성의 근거는 불충분하나 임상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possibly useful)고 정리하였다[52].
루이소체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 DLB)의 경우 AASM 임상 진료지침에서 아모다피닐의 사용을 조건부로 제안하였으며[9] DIAMOND-Lewy 진료지침에서 근거는 제한적이지만 선별된 환자에서 모다피닐의 사용이 적절할 수 있고 파킨슨병 EDS에서 메틸페니데이트가 사용된 바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53].
(2) 외상후과다수면(post-traumatic hypersomnia)
외상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 환자에서 EDS를 보이는 경우 AASM 임상 진료지침을 통해 모다피닐과 아모다피닐의 조건부 사용이 제안되었으며9 다양한 임상 종설에서도 근거를 언급하고 있다[54].
(3) 일차중추신경졸림과 관련된 유전 질환(genetic disorders associated with primary central nervous system somnolence)
근긴장디스트로피(myotonic dystrophy, DM1)의 경우 AASM 임상 진료지침에서 모다피닐의 사용이 조건부로 제안되었으며 메틸페니데이트의 사용은 연구의 결과가 다양하고 제한적이어서 사용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하였다[55]. 근긴장디스트로피재단(Myotonic Dystrophy Foundation) 및 AAN 성인 DM1 합의 진료지침에서 EDS 치료에 대해 우선적으로 주야간 저환기 또는 OSA와 관련이 있다면 CPAP를 우선 고려하고 중추과다수면이 의심된다면 모다피닐을 고려할 수 있음을 근거 문헌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56]. 영국 NHS 스코틀랜드 진료지침에서도 DM1 관련 EDS 치료를 위하여 모다피닐의 사용 조건과 모니터링을 제시하며 기저 호흡계 및 심장 합병증을 고려한 선별적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57].
(4) 뇌종양, 감염 또는 기타 중추 신경 병변에 의한 이차과다수면
다발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 환자에서 과다수면의 치료는 AASM 임상 진료지침을 통해 모다피닐의 조건부 사용이 제안되었다. 이 외에도 아만타딘(amantadine)이 유럽과 일본 진료지침에서 MS의 주로 피로 증상 치료제로 제시되고 있으나 근거가 부족하며 과다수면과 구별된다[58,59].
유럽신경종양학회(European Association of Neuro-Oncology, EANO) 지침에서 교모세포종 등의 뇌종양 환자의 피로에 대해 모다피닐, 아르모다피닐, 메틸페니데이트의 치료 사례를 언급하고 있으나 유효성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정리하며 표준 권고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60].
3. 주간과다졸림에 사용 가능한 약물의 국내 현황
모다피닐은 2011년 허가 사항 변경으로 OSA-RES, SWSD 적응증이 삭제되어 성인 기면병으로 사용이 제한되었다. 이에 따라 실제 임상에서 OSA-RES 및 소아에 대한 모다피닐 사용은 허가 외(off-label)로 간주되며 급여도 인정되지 않는다. 아모다피닐은 국내 허가 사항에서 성인 기면병, OSA 관련 EDS, SWSD가 명시되어 있으나 급여는 원칙적으로 기면병에 한정되어 있다.
피톨리산트는 2021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 기면병 치료제로 승인되어 2022년 2월부터 기면병으로 확진된 만 19세 이상 성인 환자에서 급여가 인정되었다. 이후 국내 도입과 처방 확대가 보도되었으며 기존 약물에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EDS와 함께 탈력발작이 동반된 경우 효과가 기대되었다. 하지만 2024년 공급 제약사에서 약물의 공급을 중단하여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외 유통 의약품을 구매하여 국내로 들여올 수는 있으나 이 과정에서 환자가 처방전을 제출하고 센터가 해외 매입 및 통관 절차를 진행해야 하므로 실제로 약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건강보험 급여가 제외되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났다.
솔리암페톨과 옥시베이트나트륨은 국내 승인 및 급여가 없는 상태로 실제 임상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특히 솔리암페톨의 경우 국내 기술로 개발되어 미국(2019년)과 유럽(2020년) 등에서 승인되어 널리 사용 중이나 정작 국내에서는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어 처방 기간과 허가 용량 관리 등 엄격한 안전 사용 기준을 따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사항으로 페니드정 등의 속방형(immediate release, IR) 제제는 성인 기면병(수면발작)이 포함되어 있으나 콘서타정 등의 서방형(extended release, ER) 제제의 경우 적응증이 아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서방형 메틸페니데이트가 환자들의 부작용이 덜 하여 적응이 쉽고 보다 안전하게 사용되어 선호되나 ADHD가 동반되지 않은 경우 기면병에 급여로 사용할 수 없으며 최근 마약류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서 성인 ADHD 경우에도 급여 제외 사례가 많아 비급여 처방이 흔한 상황이다.
위에서 언급한 주간과다졸림의 대표적 원인에 대한 각 국가별 약물 치료지침 및 현황은 Table 2로 정리하였다.
결 론
EDS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개인적, 사회적 부담이 크다. 최신 근거에 따르면 기면병, 특발과다수면, OSA-RES, SWSD 등 여러 병인에서 각성 약물의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성인 기면병에 국한된 제한적 급여 기준과 일부 핵심 약제의 미허가 및 공급 중단으로 인하여 치료 접근성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아 및 청소년과 OSA-RES, SWSD를 포함한 다양한 환자군에서 적절한 약물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국외에서 이미 임상 효과가 입증되어 널리 사용되는 다양한 약물들이 국내 환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특히 희귀 질환으로서 기면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EDS의 원인이 되는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의 적절한 치료를 위하여 약물 선택의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아울러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제 진료 기반의 등록 체계 구축과 실용적 임상시험을 통해 약물 사용의 유효성과 안전성, 삶의 질과 예후, 비용-효과성 등을 평가하고 축적하여 국내 근거 창출도 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