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7(1); 2019 > Article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시각증상과 두통양상의 변화를 통하여 진단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은 가역적인 다발성 뇌혈관협착과 함께 급성 발병의 심한 두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1]. 주로 1시간에서 3시간 정도로 지속되는 벼락두통이 이 질환에 동반되는 전형적인 증상이며 뇌경색 또는 뇌출혈으로 인한 기타 신경계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벼락두통 이외에 다른 종류의 두통과 관련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최근 보고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에 대한 고찰에 의하면 약 10% 정도의 환자에서 벼락두통이 아닌 비특이적인 두통으로 발현한다고 하였다[2]. 편두통의 병력이 출혈성 뇌경색을 동반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의 위험인자라고 알려져 있으나[3], 만성편두퉁 환자에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이 두통양상의 변화로 발현된 증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우리는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편두통양상의 변화로 발현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 환자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1세 여자가 내원 7일 전 발생한 두통으로 내원하였다. 환자에게는 10년 전 좌우를 번갈아 가며 한쪽에 발생하여 약 6시간 지속되는 오심을 동반한 박동성 두통이 발생하였다. 환자는 편두통을 진단받은 이후 두통이 있을 때마다 아세트아미노펜, 이소프로필안티피린과 카페인으로 구성된 일반 진통제를 자가로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진단 몇 년 이후부터 한 달에 약 20일 이상의 빈도로 두통의 횟수가 증가하였다. 대부분의 두통은 진통제 복용 후 호전되었으나 1년 중 3-4개월 정도는 두통 횟수의 1/3 정도에서 진통제를 하루에 2회 이상 복용해야 할 정도로 강도가 심하였다. 내과적 질환 및 다른 약제 복용 병력은 없었다. 내원 7일 전 심한 심리적인 스트레스 이후 우측 두부에 지끈거리는 박동성 두통이 발생하여 한 번에 3시간 정도 지속되었고 하루에 두세 번 반복되었다가 내원 전날부터는 강도가 심해지고 거의 하루 종일 지속되었다. 두통과 함께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었으며 평소와는 달리 진통제를 여러번 복용하여도 호전되지 않았다. 내원 당시 혈압은 130/80 mmHg이었고 신경학적 검사상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뇌 컴퓨터 단층촬영 및 뇌척수액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음을 확인 후 두통의 증상 조절을 위하여 아세트아미노펜과 프로프라놀롤을 처방하였다. 약물 치료 시작 이후에도 두통은 호전되지 않았고 첫 증상 발생 13일 뒤 기상 후 눈앞에 번쩍거리는 빛이 보이고 얼굴무늬가 나타나기도 하였으며 물체의 형태가 왜곡되어 보이는 시각증상이 발생하였다. 시각증상과 거의 동시에 두통이 발생하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도가 심해졌고 하루 종일 지속되었다. 시각증상은 두통이 지속되는 중에도 약 5분 이내로 발생하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였다. 시각증상 발생 다음 날 내원하여 시행한 신경학적 진찰상 우측 같은쪽반맹이 발견되었고 이외의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은 없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왼쪽 후두엽에 확산강조영상에서 고신호, 겉보기확산계수영상에서는 경도의 저신호 그리고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이는 아급성 뇌경색이 관찰되었다(Fig. A). 뇌 자기공명혈관영상에서 기저동맥, 중대뇌동맥과 우측 먼쪽 척추동맥에 다발성혈관협착과 혈관 확장이 반복되는 소견이 있었다(Fig. B). 뇌파검사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였다. 항혈소판제제와 진통제 투여 후 두통과 시각증상은 일주일에 걸쳐서 서서히 호전되었으나 우측 같은쪽반맹은 지속되었다. 한달 후 시행한 경대퇴동맥조영술에서 이전 뇌 자기공명혈관영상에서 관찰되었던 이상 소견은 대부분 정상화되었고, 우측안동맥기 시부에 뇌동맥류를 확인하였다(Fig. C). 6개월 후 시행한 추적 T2-강조뇌자기공명영상에서 왼쪽 후두엽의 고신호강도가 지속되었다(Fig. D).

고 찰

이 환자는 평소 약물과용 두통을 동반한 만성편두통이 있었고 두통의 지속 시간과 횟수 그리고 진통제에 대한 반응이 변화한 후 시각조짐증상 및 국소신경학적 이상이 발생된 이후에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으로 진단되었다. 진단 당시 뇌영상검사에서 관찰된 왼쪽 후두엽의 확산강조뇌자기공명영상의 고신호 소견은 겉보기확산계수영상에서는 저신호를 보였고 6개월 후 T2-강조뇌자기공명영상에서 고신호강도가 지속되었다. 이러한 소견으로 가역후뇌병증의 가능성은 배제하였으며 뇌 자기공명영상의 신호 변화 정도를 고려하였을 때에 아급성 뇌경색으로 판단하였다. 뇌혈관검사에서 다발성혈관협착과 혈관 확장이 반복되는 소견이 있었고, 이 협착은 한달 뒤 거의 대부분이 정상화되어 이 환자는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이 환자는 10년 전부터 한쪽에 국한되어 구역증상과 함께 반복되는 만성박동성 두통이 있었으므로 무조짐 편두통의 가능성이 높다[4]. 그리고 복합진통제를 월 10일 이상 복용하였고 이와 밀접한 시간 관계를 가지고 두통이 만성화되었기에 약물과용 두통을 동반한 만성편두통으로 진행하였다. 뇌경색 발생 시점은 뇌영상 소견으로 미루어 보아 검사 13일 전 시작된 심한 지속적 두통과 시기적으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한쪽에 국한되어 오심, 구토와 함께 발생한 박동성 두통이라는 점에서 환자가 평소 가지고 있던 두통의 성격과 위치에 변화는 없어 뇌 컴퓨터단층촬영검사만 시행하였고 자기공명영상은 시각조짐증상과 반맹이 발생한 후 시행하였기 때문에 진단 시기가 늦어졌다. 시각조짐증상 발생은 기존에는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편두통성 뇌경색의 진단기준에는 합당하지 않았다. 새로이 발생한 시각조짐증상은 이차성 두통 감별을 위한 정밀뇌영상검사시행의 적응증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환자에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의 발현 시점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발생한 두통은 만성두통 환자에서 이차성 두통의 발생을 시사하는 소견으로는 전형적이지 않다.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의 가장 흔한 임상양상은 벼락두통으로 갑자기 발생하여 1분 안에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극심한 두통이다. 벼락두통이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의 가장 흔하고 전형적인 임상증상이지만 다른 종류의 두통을 동반하거나 두통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이 질환이 다양한 임상증상과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2,5,6]. 벼락두통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허혈성 뇌경색, 뇌출혈 또는 가역적후뇌병증 등이 합병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2], 한 연구에서는 허혈성 뇌경색으로 발현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 환자들에서는 벼락두통으로 발현한 경우가 한 예도 없었다고 하여 벼락두통을 동반한 경우와는 다른 아형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하였다[6]. 국내에서는 운동유발통증으로 발현한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의 증례가 보고된 바가 있다[7]. 우리 환자의 경우 벼락두통 양상이 아닌 평소 가지고 있던 만성두통과 비슷한 성격의 두통삽화로 발현되었고 증상의 지속 정도와 강도에만 차이가 있었다.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은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광범위한 국소 뇌혈관 수축이 일정 시간 이후 회복될 때 진단할 수 있는 질환으로 혈관 수축을 유발하는 교감신경의 항진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이 환자는 내원 전 심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두통에 선행을 하였는데 심리적 스트레스 이외에도 상용하였던 카페인 함유 일반진통제가 교감신경의 항진과 관련되어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의 유발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베타차단제의 혈관 수축작용의 유발요인으로서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확산뇌자기공명영상 신호의 정도와 베타차단제 투약 시점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증례는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발생한 두통이, 평소에 발생하던 두통과 성격이 유사하더라도 증상의 강도 및 지속 시간 등에 변화가 있는 경우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에 의한 두통 등 이차 두통에 대한 감별진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임상가에게 유용한 예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REFERENCES

1. Ducros A.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Lancet Neurol 2012;11:90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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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Wolff V, Ducros A.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without typical thunderclap headache. Headache 2016;56:674-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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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ucros A, Fiedler U, Porcher R, Boukobza M, Stapf C, Bousser MG. Hemorrhagic manifestations of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frequency, features, and risk factors. Stroke 2010;41:2505-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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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Headache Classification 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HS). 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3rd edition. Cephalalgia: 2018;38:1-211.

5. Wolff V, Armspach JP, Lauer V, Rouyer O, Ducros A, Marescaux C, et al. Ischaemic strokes with reversible vasoconstriction and without thunderclap headache: a variant of the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Cerebrovasc Dis 2015;39: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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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hoi HA, Lee MJ, Choi H, Chung CS. Characteristics and demographics of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a large prospective series of Korean patients. Cephalalgia 2018;38:76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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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Song J, Lee JY. Exercise headache associated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Korean J Headache 2017;18:39-41.

Figure 1.
(A) Initial brain MRI shows hyper intensity on diffusion weighted image with low signal intensity on 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 map in the left posterior cerebral arterial territories. (B) Brain MRA shows segmental narrowing and dilatation (string of beads sign) on the bilateral posterior cerebral arteries, bilateral middle cerebral arteries, basilar artery and right distal vertebral artery (white arrows). (C) Transfemoral cerebral angiography shows nearly complete resolution of previous abnormal angiographic findings and the aneurysm on the right ophthalmic artery (black arrow). (D) Follow-up brain MRI shows hyper intensity in the left posterior cerebral arterial territory on T2-weighted image. 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A;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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